한번 보면 빠질 수밖에…아시아 강타한 K웹툰

입력 2016-03-21 18:20   수정 2016-03-22 16:12

차세대 한류 콘텐츠 부각
NHN 웹툰 서비스 앱 '코미코', 대만·일본 등서 인기몰이

철저한 현지화 전략
한국 웹툰 특유의 세로 스크롤…공모전 통한 현지 작가 발굴

원 소스 멀티유스
해외서 드라마·영화·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



[ 유하늘 기자 ] ‘K웹툰’이 대만 태국 등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K팝’ ‘K드라마’를 잇는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인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의 ‘라인웹툰’ 등은 ‘만화강국’ 일본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 현지 업체를 밀어내고 일본 웹툰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다. 최근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K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위한 판권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만서 ‘웹툰 공모전’

지난 17일 대만 타이베이 W호텔에서는 ‘제2회 대만 코미코 만화대회’ 시상식이 치러졌다. NHN엔터테인먼트의 대만 현지법인 NHN타이완이 주최한 이 행사는 현지 아마추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열린 웹툰 공모전이다.

강도윤 NHN타이완 대표는 “사전에 시행한 공모작 온라인 인기투표는 16여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며 “코미코, 라인웹툰 등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서 K웹툰 수출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 만 코미코는 ‘블러드레인’ 등 한국 웹툰 13편을 포함해 총 150여편의 작품을 현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 웹툰을 기반으로 현지 웹툰을 발굴해 웹툰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2014년 7월 대만에 진출한 지 1년9개월 만인 이달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코미코는 일본에서도 1위다. 2013년 10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작년 말까지 12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라인의 전자 만화책 겸 웹툰 서비스 ‘라인망가’(2013년 4월 출시)가 2위로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사 디엔에이(DeNA)가 운영 중인 모바일 앱 ‘만화박스’는 5위에 불과하다.

한 국 웹툰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 서비스 중인 코미코는 지난 8일 태국에도 진출했다. 라인웹툰은 작년 7월 출시 당시엔 영어와 중국어(번체)만 지원했지만 현재 중국어 간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 통했다

K웹툰이 해외에서 성공한 비결로는 모바일에 맞게 차별화한 사용자 환경(UI)이 꼽힌다. 일본 만화 앱?만화책을 넘기듯 페이지를 넘겨보는 방식이지만 한국 웹툰은 위에서 아래로 화면을 이동하며 읽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에서 만화 제작 생태계를 키우는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만 만화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만화가 주도해왔다. 2년 전 뒤늦게 진출한 한국 업체들은 웹툰 공모전을 열어 현지 아마추어 작가를 발굴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강 대표는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 만화 동호회 활동비를 지원하고, 아마추어 작가를 대상으로 웹툰 제작툴 이용법을 무료로 가르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먹거리로 떠오른 ‘K웹툰’

국내 웹툰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국내 유료 웹툰 앱이 40여개를 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판로를 찾고자 하는 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K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화 드라마 등 2차 저작권 판매 계약도 갈수록 늘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 웹툰 코너에서 연재 중인 ‘거울아씨전’ 등 4개 작품에 대한 영상 판권을 중국 미디어업체 화처(華策)그룹에 판매하는 계약을 최근 맺었다. 카카오와 웹툰 작가, 화처그룹이 수익을 공동 분배한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웹툰은 하나의 콘텐츠를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여러 형태로 재생산하는 ‘원 소스 멀티유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에 좋은 콘텐츠”라며 “웹툰이 K팝과 K드라마를 잇는 ‘한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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