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기업들의 하소연] "뿌리산업 일할 사람 없다…파견근무 허용 땐 3만6천명 고용창출"

입력 2016-03-21 18:23  

중소기업, 국회에 파견법 개정안 신속처리 촉구

55세 이상 파견업종 확대…중장년 취업 촉진
일본·독일처럼 금지업종만 정하고 모두 허용해야



[ 이지수/김낙훈 기자 ]
경기 안성에서 중소 용접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6개월에 한 번 인력파견업체와 용역계약을 맺는다. 법적으로 제조업체는 파견금지 조항 때문에 6개월 이상 파견직원 고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K사장의 얘기다. 파견직원은 6개월마다 파견업체만 바꾸며 회사에서 계속 일한다. K사장은 “현행법 때문에 편법 및 불법 파견근로자를 쓰고 있는 회사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제조업체들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파견근로가 가능한 업종을 주조 용접 등 뿌리산업으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활성화 입법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뿌리산업을 파견 업종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파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제조업 中企 인력난 해소

중소기업계의 인력난은 대기업보다 훨씬 심각하다. 특히 주조 용접 금형 등 뿌리산업의 인력부족 현상은 해마다 악화하고 있다. 인력 수요 대비 부족 인원 비율인 부족률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11.5%로 뛰었다. 내년에는 1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견법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과거 고성장 시대에 제정된 파견법은 노동시장 유연화에 걸림돌”이라며 “대기업 대비 인력 부족률이 4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소 제조업체 현대호이스트의 송근상 사장은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는 제조업체엔 생산직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파견 제도를 포함해 어떤 제도건 빨리 시행해 인력난에 숨통을 틔워달라”고 호소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은 뿌리산업에 파견근무를 허용하면 최대 3만6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자 위한 파견업종 확대

55세 이상 고령자에게 파견업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행 파견법은 컴퓨터 경영 방송 등 32개 업종에 대해서만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업은 청소부 주유원 등에 불과하다. 모두 근로조건이 열악한 직종이다. 취업 수요가 많은 고령자에겐 업종을 개방해 일할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전문가와 통·번역사, 항공기 조종사 등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 파견 제한기간인 2년을 연장하거나 아예 폐지하자는 것.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파견법이 재취업하려는 고소득자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고령자 취업은 근로조건이 열악한 일자리에 국한돼 있다”며 “고용 기회를 늘리기 위해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의 파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해야

파견법의 틀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3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43개국 가운데 60% 정도는 파견근로에 대한 제한이 없다”며 “일본과 독일처럼 파견 금지 업종을 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1985년 이후 일부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네거티브 리스트(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방식이다. 파견 기한은 최대 3년씩 반복 갱신할 수 있다. 2004년부터 법이 시행된 독일은 기한에 제한이 없다. 이 교수는 “다만 선진국은 파견 허용의 보완적 조치를 병행하는 제도적 틀을 갖췄다”며 “파견근로를 활성화하되 불안정한 근로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수 기자/김낙훈 중소기업전문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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