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대 앞에 2030 겨냥한 '미니백화점' 연다

입력 2016-03-23 17:38  

패션매장 '엘큐브' 25일 개점

패션·음료·디저트 카페 등 21개 브랜드 모은 편집숍
연내 홍대입구 2호점 계획



[ 정인설 기자 ]
롯데백화점이 서울 홍익대 입구에 패션 전문점을 연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특정 소비자층을 상대로 특정 품목’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대형 건물에서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백화점이 아닌 소규모 전문점을 통해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겠다는 틈새 전략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핵심 상권서 젊은층 공략

롯데백화점은 25일 홍대입구에 20대와 30대를 겨냥한 패션 전문점 ‘엘큐브’를 연다. 엘큐브는 영어 부정관사 ‘a’와 같은 스페인어 관사인 ‘엘(el)’과 정육면체 퍼즐을 뜻하는 ‘큐브(cube)’를 합한 것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변화무쌍한 패션 공간’을 의미한다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변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우선 몸집을 줄였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평균 10층 이상의 대형 건물을 고집하지만 엘큐브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에 자리잡았다. 엘큐브 영업면적은 630㎡로 평균 3만㎡ 이상인 백화점의 50분의 1 수준이다.

덩치를 줄이면서 입점 브랜드도 선별했다.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백화점과 달리 엘큐브는 젊은 층을 겨냥한 소형 전문점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에 보통 1000여개 브랜드가 들어가지만 엘큐브엔 21개 브랜드만 넣었다.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체리코크’ ‘톰앤래빗’ 같은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와 ‘키스 더 티라미수’를 비롯한 음료·디저트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영업 시간도 젊은 층의 생활 패턴에 맞춰 백화점보다 1시간 30분 늦은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정했다.

◆화장품·생활용품 전문점도 검토

롯데백화점은 소형 전문점을 열면서 일본의 이세탄백화점 사례를 참고했다. 이세탄백화점은 2012년 처음 소형 전문점 사업에 뛰어들어 113개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모두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이 홍익대 입구에서 소형전문점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엘큐브가 들어선 홍익대 입구는 하루 평균 30만명이 드나드는 곳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의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해 기준 7만8000여명으로 전체 지하철역 중 다섯 번째로 많다. 홍익대 입구 상권도 서교동에서 동교동과 상수동, 연남동 등으로 확대돼 주변 유동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연내 홍익대 입구에 엘큐브 2호점을 열 계획이다. 가로수길과 경리단길 등을 다음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 전문점 유형도 늘린다. 패션 전문점뿐 아니라 지역 맞춤형 생활용품(리빙), 화장품, 잡화 렌털 전문점 등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길조 롯데백화점 MD전략부문장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백화점이 생존하기 위해선 신규 고객을 창출해야 한다”며 “전문점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충족시켜 소비자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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