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가 상승 여부의 답은 외국인…밸류에이션 시각 중요"
"미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달러화 강세 지속할 경우 외국인 매도 유발"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하며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와 함께 안도랠리에 접어드나 싶었지만 벨기에 테러, 유가 급락,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더 오를지 여기서 멈출지는 외국인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며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지에 대한 답은 매수 주체인 외국인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들 자금이 어떤 관점에서 코스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바라보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역사적 밸류에이션보다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 가격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면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앞으로 시장의 상승 여력은 달러 기조에 따른 '패시브(Passive) 외국인'의 유입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패시브 외국인이란 벤치마크를 복제하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의미한다. 초과수익보다는 안정적인 기준치만큼의 수익을 추구한다. 반대의 개념인 액티브(Active) 외국인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얻으려는 외국인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5년간의 코스피 박스권 흐름이 우리에게 알려준 사실은 시장이 약세장에 접어들 경우 외국인이 랠리를 주도한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 증시의 박스권 돌파는 외국인의 손에 달려 있으며 투자자들은 전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조건이 형성돼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4월 주식시장이 정책 공백으로 패시브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자금 유입 동력이었던 선진국의 통화정책 모멘텀이 3월을 기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을 떠받들고 있는 패시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된다면 주식시장은 박스권 상단에서 공방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까지 소진한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Fed) 역시 경기 상황에 맞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코멘트 이외에는 시장에 줄 것이 없다.
게다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 Fed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잇따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는 최근 10거래일 연속 일평균 23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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