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화이브라더스가 국내 엔터 업계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재점화한 가운데 중국 엔터 자본의 한국 공습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24일 홍콩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이브라더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화이텐센트'(옛 중국9호건강산업, China Jiuhao Health Industry Corporation Limited)는 국내 엔터 업체인 HB엔터테인먼트에 421억원 가량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HB엔터 주요주주와 최대주주인 HB콥(에이치비콥)으로부터 보통주 4만6666주를 1억8540만홍콩달러(한화 약280억8480만원)에 취득하고, 이 회사 우선주 2만3334주를 9270만홍콩달러(140억4240만원)에 사들인다. 취득 후 지분율은 30%다.
'화이텐센트'는 화이브라더스가 18.17%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고, 중국 최대 IT 업체인 텐센트가 15.68% 지분을 가져 2대 주주로 있다.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HB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전지현·김수현 주연)를 제작한 회사로, 이후 '펀치' '상류사회' '용팔이' 등 인기작을 연달아 내놨다. 배우 지진희, 김래원, 안재현 등이 소속돼 있다.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확정 후에 보도자료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화이브라더스는 최근 자회사 화이&조이를 통해 국내 연예 기획사 심엔터테인먼트를 12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심엔터는 다음 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화이브라더스 창업자인 왕중레이 최고경영자(CEO)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사명 또한 화이브라더스로 바꾼다.
이와 함께 기존 사업 외 뮤지컬 제작과 유통, 화장품 제조와 판매업 등을 추가해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화이브라더스는 국내 영화사 쇼박스와 손잡고 한중 합작영화도 제작하고 있다. 올해 여름 첫 합작 영화인 '뷰티풀 액시던트'를 중국 시장에 내놓고 내년 여름 2편의 영화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뷰티풀 액시던트'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작품으로, 대만과 중국의 톱 배우 계륜미와 천쿤이 주연을 맡아 흥행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미디어·엔터 담당 연구원은 "중국 엔터 자본이 한국 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제작 시스템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라며 "중국 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의 높은 인기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한국 업체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역시 제작사인 NEW가 중국 화책미디어로부터 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만든 작품이다.
권민경/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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