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정진 기자 ] 4·13 총선을 위한 공천을 마무리지은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 의석 목표를 150석 이상으로 잡고 공천 과정에서 무너진 ‘원내 과반’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의석인 107석을 넘어 130석 정도를 최대 목표치로 잡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 수성을 바탕으로 최대 30석을 목표로 정했다.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여야 모두 지역구 의석 48.2%를 차지하는 수도권 선거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1) 무소속 출마가 변수…수도권 122곳 중 106곳이 一與多野 구도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게 될 수도권 122개 선거구 중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를 보이고 있는 지역구는 총 106곳으로 87%에 달한다.
다야 구도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인천 계양을이다. 윤형선 새누리당 후보에 이곳에서 3선을 한 송영길 더민주 후보와 현역의원인 최원식 국민의당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팽팽한 지지율 경쟁을 벌이면서 ‘계양 삼국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병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안 대표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황창화 더민주 후보까지 나서면서 안 대표의 재선 고지는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원영섭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인 유기홍 더민주 후보,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 간 3파전이 치러지는 서울 관악갑도 대표적인 일여다야 혼전 지역이다. 새누리당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한 서울 은평을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이재오 후보와 강병원 더민주 후보, 김제남 정의당 후보 간 3자 대결로 치러진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새누리당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른바 다여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곳도 있다. 서울 마포을은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와 노웅래 더민주 후보, 새누리당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강승규 무소속 후보가 대결을 벌인다. 경기에선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친이(친이명박)계 임태희 무소속 후보가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의 표를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 1000표 이내 초박빙 9곳…국민의당 가세 '예측 불허'
야권 연대가 위력을 발휘한 19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1, 2위 득표율이 5%포인트 이내 차이를 보인 격전지는 총 32곳이었다. 32곳 중 9곳은 1000표 이내 초박빙 선거구였다. 이번에도 이 지역들은 야권 분열로 당시보다 더 치열한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가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지게 돼 야권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4년 전 야권 연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고양갑에선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전국에서 가장 적은 표 차인 170표 차로 당선됐다. 이번에도 심 후보는 당시 붙었던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와 리턴매치를 하게 됐다. 더민주에선 박준 후보가 나섰다.
우원식 더민주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을도 19대 때 야권이 연대하고도 1.78%포인트 차로 어렵게 이긴 지역이다. 이번에는 국민의당이 가세한 3자 구도여서 승부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서울 중·성동갑 역시 다야 구도 속에서 재격돌하게 됐다. 19대 때 김동성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488표 차 신승을 거둔 홍익표 더민주 후보는 이번엔 서경선 국민의당 후보와 장지웅 정의당 후보까지 상대해야 한다.
인천 남동을은 지난 선거에서 2명의 여권 후보로 보수층 표가 나뉘면서 당시 윤관석 민주통합당 후보가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엔 1여2야로 상황이 뒤집어졌다.
(3) 동대문甲·영등포乙 등 접전지역 10곳 '리턴매치'
19대 총선에서 5%포인트 이내 득표율로 당락이 결정된 32곳 가운데 10곳이 ‘리턴매치’를 한다. 야권 분열과 함께 이들 후보에 대한 4년간의 지역 민심 변화 여부가 당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울 동대문갑에선 현역 안규백 더민주 후보를 상대로 허용범 새누리당 후보가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에선 현역인 신경민 더민주 후보가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에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경기 안산 단원을에선 더민주에서 당적을 바꾼 부좌현 국민의당 후보가 박순자 새누리당 후보와 손창완 더민주 후보를 상대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현재 수도권 100곳가량을 경합지역으로 보고 있다”며 “19대 총선 땐 수도권 경합지역에서 80%를 승리했는데 지금처럼 야권이 분열된 상태라면 여당이 압승할 것이란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가 ‘3당 경쟁 체제’를 강조하고 나선 데다 당 차원에서 개별적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제명 등 강한 징계를 예고해 19대 때와 같은 야권 연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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