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5] 힘 잃은 '86 운동권'…명맥 이어갈까

입력 2016-03-28 18:52  

강기정·임종석 등 공천서 낙마

이인영·우상호 등 생존여부 관심



[ 홍영식 기자 ] 4·13 총선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가 힘을 잃었다.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국회에 본격 진출하면서 야권 주류 세력의 한 축이었던 이들은 ‘친노(노무현), 구태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핵심인사 상당수가 공천에서 탈락했다.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152명 가운데 초선의원이 108명(71%)이었고, ‘탄돌이’로 불렸던 ‘86세대’는 30여명에 달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주도한 공천에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을 지낸 오영식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지역(서울 강북갑)에서 경쟁력지수가 낮고 지역상황이 좋지 않다는 당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전남대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 위원장 출신인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과 전대협 동우회 부회장을 지낸 정청래 의원도 컷오프됐다. 강 의원은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을 벌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5월 당시 주쩔?최고위원(현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막말을 해 논란이 됐다.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은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강병원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패했다. 최재성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민주 비례대표인 김기식 의원은 서울 강북갑 선거구 경선에서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에게 패해 지역구 진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으로 19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던 김 의원은 지난해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의 처리를 주도했다. 비례대표인 김현 임수경 의원도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됐다.

전대협 부의장을 지낸 김승남 국민의당 의원(전남 고흥·보성·강진·장흥)은 경선에서 황주홍 의원에게 졌다. 그는 당에 결선투표를 요구하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기각되면서 탈당했다.

반면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더민주 의원(서울 구로갑)과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갑)은 당 공천을 받아 본선에 진출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의원(부산진갑)과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 전대협 1기인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수정)도 본선에 올랐다. 이들의 본선 성적에 따라 ‘86세대’의 명맥을 이어갈지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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