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전체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마련했다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는 내용으로 후퇴했다.
▶본지 3월28일자 A1, 5면 참조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에서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것은 2004년 헌법재판소 판결 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일단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해 정부와 국회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국회를 실질적으로 이전하는 것은 장기 과제로 남겨 여러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용섭 더민주 총선공약단장은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전체가 세종시로 내려가야 입법부와 행정부 간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국회가 원칙적으로 다 이전하고 서울에 분원을 두는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국회 일괄 이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본지 보도가 나간 뒤 정치권에서 충청권 표를 노린 포퓰리즘 공약이란 비판이 나왔고, 김 대표가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국회 분원 설치로 공약 내용이 한발 후퇴한 것이다.
국회의 세종시 분원 설치는 여당인 새누리당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어 20대 국회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더민주의 구상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정책은 원래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준비하던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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