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대 때 승리한 쪽이 서울지역 총선에서 이겨
여야 과감한 물갈이 공천…대부분 초박빙 승부 예고
현역 의원 줄줄이 탈락…신인들 투입 승부수
초반판세는 여당이 우세
강서갑, 영등포갑·을 등 새누리 후보들이 앞서
[ 은정진 기자 ] 20대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서울지역 판세에 관심이 모아진다. 18, 19대에서 1승1패씩 주고받은 여야는 20대에서도 서울 49개 지역구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특히 지하철 9호선의 ‘강·영·동(강서·영등포·동작)벨트’에서 이긴 정당이 서울 선거에서 승리해왔다는 점에서 서울 선거의 풍향계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지역은 여야가 18, 19대에서 한 번씩 승리할 정도로 백중지역으로 이번에도 박빙게임이 예상된다.
‘9호선 서쪽벨트’는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강서갑·을, 양천갑, 영등포 갑·을, 동작갑·을 등 7개 지역구다. 여야 총선사령탑은 이곳 7개 선거구의 승패가 서울 수도권 성적표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판단, 이곳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이들 7개 지역구 중 6곳을 휩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당시 서울지역 48개 지역구 중 무려 41곳에서 승리했다. 반대로 19대 총선에선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이 7개 지역구 중 4곳을 차지하며 결국 서울 48개 지역구 중 31곳에서 의석을 차지했다.
여야가 9호선 벨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 지역이 대부분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 당시 5%포인트 내외의 박빙승부를 벌인 서울 지역 17개 선거구 가운데 9호선라인 지역구는 6곳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양천갑과 양천을은 1%포인트대 득표율차를 보였고 강서을에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869표차 신승을 거뒀다.
이를 의식한 여야는 이들 지역 공천에서 과감한 물갈이를 선택했다. 더민주는 강서갑에서 4선을 한 신기남 의원을 공천 배제한 뒤 금태섭 변호사를 내세웠고 동작갑에서도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전병헌 전 최고위원을 탈락시켰다. 양천갑에선 길정우·신의진 새누리당 의원과 김기준 더민주 의원 등 현역 3명이 경선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이기재 새누리당 후보와 황희 더민주 후보가 공천장을 받았다.
9호선 벨트가 초박빙 지역이 된 것은 2009년 9호선 개통과 동시에 마곡 신도시 등이 개발되면서 강서구와 양천구, 영등포구 등으로 외부 인구 유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무당층이나 선거에 무관심한 젊은 층이 다수 유입되면서 여야 한쪽에 쏠리지 않은 투표성향을 나타냈다. 강서구와 영등포구 4개 선거구는 17~19대 총선에서 매번 여야 당선자가 바뀌는 등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초반 판세는 19대 총선 결과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28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강서갑은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가 28.5%로 금태섭 더민주 후보(24.7%)에게 근소하게 앞서가는 형국이다. 반면 이 지역 현역인 신기남 민주당 후보는 7.2%에 그치고 있다.
KBS·연합뉴스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영등포을에선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가 38.4%의 지지율로 현역인 신경민 더민주 후보(28.2%)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당시 두 사람 득표율 차이는 5.2%포인트였다. 또 다른 리턴매치가 벌어지는 영등포갑 역시 같은 여론조사에서 현역 김영주 더민주 후보가 32.2%로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38.7%)에게 뒤지는 상황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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