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전컨소시엄 수주
수도와 270㎞ 떨어져 있는 사막 한복판서 2만명 구슬땀
거대한 돔 형태의 원전 1호기, 공정률 90%로 시운전 진행
2020년 4호기까지 완공 땐 UAE 경제 핵심시설로 부상
[ 임원기 기자 ]
대한민국의 원자력 기술로 지어지는 최초의 해외 원전인 바라카원전은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로부터 270㎞ 이상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 있다. 반경 100㎞ 이내에 문명세계(마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1년 강수량이 20㎜에 불과한 척박한 땅이다.
이곳에서 2만여명에 달하는 다국적 근로자들이 한여름엔 50도가 넘는 폭염과, 봄가을엔 모래폭풍과 맞서 싸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급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돼 UAE가 공사 개시 후 지난 6년 동안 공개하지 않던 바라카원전 건설 현장이 지난 23일 언론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UAE 전력량의 4분의 1 공급
바라카원전에 들어가기 위해선 2중, 3중의 보안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여권을 제출하고 1차 출입증을 받은 뒤 검색대를 통과하고 몸 수색을 하고, 다시 두 번째 출입증을 받아 들고서야 건설 현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폭 3㎞, 길이 8㎞, 방파제 총 연장 길이 15㎞로 전체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4.5배에 달하는 바라카원전 부지 일대엔 수시로 탱크와 장갑차가 동원되는 등 경계가 삼엄했다.
그만큼 바라카원전이 UAE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내년 5월 바라카원전 1호기가 준공되면 중동 지역에서 최초로 가동되는 원전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2020년 4호기까지 준공되면 발전량은 5600㎿로 늘어나 UAE 전체 전력량의 25%를 차지한다. UAE의 산업 발전은 물론 경제성장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건설 현장에 들어서자 거대한 돔 형태의 바라카원전 1호기와 2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90%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1호기는 이미 상온수압시험을 마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 2호기도 원자로가 건설된 상태이고 4호기는 초기 구조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바라카원전의 건설 과정에 대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혹독한 기후와 다국적 근로자, 격리된 환경 등 온갖 악재를 뚫고 공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60여명으로 시작된 현장 근로자는 2만291명으로 불어났다.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 한국인 3002명 외에 필리핀(4192명), 네팔(3206명), 방글라데시(2144명) 등 20여개국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 붙어 있는 각종 안내문도 한글,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적혀 있다. 바라카원전의 영문 명칭인 BNPP(Barakah Nuclear Power Plants)가 방글라데시 네팔 필리핀 파키스탄의 약자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다국적·다인종 근로자가 모여 있다.
이들에게 영어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 하지만 상당수가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 기본적인 의사소통마저 어려울 때가 많았다.
한여름 5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라마단이 되면 이슬람 신자인 상당수 근로자들은 물도 마시지 않고 버텼다. 모래폭풍이 불어닥칠 때는 건설현장과 도로가 모래로 뒤덮여 청소에만 며칠씩 소요되기도 했다.
이런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바라카원전은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3세대 신형 원전 중 유일하게 공기를 지키고 있다.
이희용 한전 원전수출본부장은 “원전은 건설 10년, 운영 60년, 수명 연장 20~30년 등 총 100년에 걸쳐 한 국가의 전력을 지탱해주는 산업이기에 100년 사업으로 통한다”며 “한전의 모든 기술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을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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