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법률시장 개방한 독일, 젊은 변호사 활동무대 넓어졌다"

입력 2016-03-29 19:04   수정 2016-03-30 15:53

3개월 남은 한국 법률시장 개방…해외사례 리포트 (1) 독일

WTO 가입으로 법률시장 개방
외국계와 M&A로 파이 커져
전체 변호사들 수익·업무량 증가



[ 양병훈 기자 ]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에 국내 법률시장이 최종(3단계) 개방된다. 내년 3월부터는 미국 로펌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시장 개방이 국내 법률시장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본지는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 법률시장 빗장을 먼저 열어젖힌 국가의 개방 과정과 그에 따른 효과를 살펴봤다.

유럽 경제의 중심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걷다 보면 외국 로펌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앙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미국계 DLA파이퍼가 있고 정면으로 약 1㎞ 가면 영국계 베이커&매켄지가 나온다. 북동쪽의 한적한 오피스 지역에는 중국계 싱가포르계 등 아시아 로펌도 있다. 이들은 기업 법률 자문을 맡으며 프랑크푸르트가 유럽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주목할 만한 건 간판은 외국 로펌이지만 여기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 독일 ?;泳遮?점이다.

마인강변에 있는 DLA파이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일하는 변호사 약 70명은 모두 독일 변호사다. 이 사무소에서 매니징 파트너(로펌의 임원 격)로 일하는 미하엘 마고치 독일 변호사는 1986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뒤 뮌헨의 한 로펌에 들어갔다. 이 로펌은 뮌헨에서 가장 컸지만 변호사 수는 20명이 안 됐다. 당시 독일 변호사는 대부분 개인사무소에서 일했고 로펌도 변호사 10명이 넘으면 큰 축에 속했다. 그러나 1989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서로 다른 지역의 로펌 합병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고 1998년 외국 로펌에 시장이 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마고치 변호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1991년 미국계 로펌 셔먼&스털링이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를 열며 그를 고용했다. 2년 뒤 옮긴 독일계 로펌은 투자은행과 함께 들어온 미국계 쿠더트브러더스에 합병됐다. 그는 2005년 DLA파이퍼가 프랑크푸르트사무소를 열 때 합류해 지금껏 일하고 있다. 마고치 변호사는 “활동 무대가 이전보다 넓어졌고 글로벌 로펌의 일원으로서 영향력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독일 법조계가 법률시장 개방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에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마고치 변호사의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변호사회를 찾았다. 한스페터 벤켄도르프 부회장은 “법률시장 개방으로 글로벌 로펌으로 이직하는 독일 변호사가 많아지는 등 독일 변호사의 일거리가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 로펌이 늘어난 독일법 자문을 독일 변호사에게 맡겼기 때문이? 법률시장이 개방돼도 독일법 자문은 독일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 다만 그는 “로펌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해온 시니어 파트너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법률시장 개방 과정에서 진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 독일 법률시장은 규제가 많았으며 보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시장 개방으로 독일법 윤리와 전통가치가 훼손되지 않을지, 시장을 외국 로펌에 잠식당하지 않을지 변호사 업계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다. 각 지방변호사회는 시장 개방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외국 로펌이 독일 변호사를 대거 고용하고 양질의 교육과 높은 보수를 제공하면서 빠르게 사라졌다는 게 현지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독일 토종 로펌인 CMS의 베냐민 리스너 독일 변호사는 “토종 로펌은 경쟁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성장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면서 규모를 키웠다”며 “일부 로펌은 외국 로펌과의 합병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합작로펌인 노턴로즈풀브라이트의 라파엘 서 독일 변호사는 “독일 토종 로펌 다수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법률시장 소비자인 기업도 로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돼 해외사업을 하기가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프랑크푸르트=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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