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적개발원조가 나아갈 길] "개도국, ODA 통해 '한국 배우기' 열풍…해외시장 넓히는 기회로"

입력 2016-03-30 18:56  

ODA 전문가 양성하고 유·무상 해외원조 담당할 단일화된 창구 만들어야


[ 김대훈 기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1일 출범 25주년을 맞는다. KOICA의 탄생은 한국이 유·무상원조, 즉 공적개발원조(ODA)를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무상 원조 집행 기관인 KOICA가 출범한 지 4년 만인 1995년 한국은 ‘ODA 순수 공여국(원조를 주기만 하는 나라)’이 됐다. 한국은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KOICA·한경 전문가 좌담회

원조를 받던 나라 중 선진 공여국 모임인 DAC에 가입한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성공적인 개발경험을 공유해달라는 개발도상국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KOICA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30일 서울 중림동 본사 영상회의실에서 ‘한국 ODA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가난한 나라를 도와준다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익 실현을 위한 외교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담에는 김상태 한경대 국┛낱杉淪極坪? 김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김인 KOICA 이사, 윤현봉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사무총장,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용수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이 참석했다. 장진모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차장이 사회를 봤다.

▶사회=한국의 ODA 역사와 국제적 위상은 어느 정도입니까.

▶이용수 국장=한국의 해외 원조는 1987년 유상원조를 맡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출발했습니다. 1991년 무상원조를 집행하는 KOICA 설립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원조공여국으로 변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견실한 공여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상태 원장=KOICA 창립 멤버로서 당시 선진국들이 “한국이 벌써 공여국이 됐느냐”며 놀라워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국의 ODA는 국력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과거엔 빈곤 퇴치와 경제개발에 앞장섰지만 이제는 인력 양성, 개발경험 전수 등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831명이 ‘KOICA 월드프렌즈코리아(WFK)’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로 파견됐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김은미 원장=국제 세미나에 참석하면 “UN 70년사(史)에 한국처럼 최빈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전례가 없다”며 경이롭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한국의 개발경험이 주목받으면서 세계 ODA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것이 국가브랜드, 국격 제고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현봉 사무총장=비정부기구(NGO)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 NGO는 200여개 국가에서 교육, 긴급구호, 인프라 확충 분야 등의 1300개가 넘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의 NGO 후원금이 5000억원을 넘었습니다. 5년 만에 20배 이상 늘었죠.

▷사회=ODA의 외교적, 경제적 효과도 클 텐데요.

▷이근주 교수=우리가 ODA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면 선진국이 OECD, 세계은행 등에서 한국을 파트너로 인정했을지 의문이 듭니다.

▶김성진 교수=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회장은 개도국에 “한국을 베껴라(Copy Korea)”고까지 말했습니다. 개도국이 ‘한국 배우기’를 하다 보면 한류 팬이 늘어나고, 길게는 한국 기업의 ‘단골’이 될 수 있죠. ODA는 잠재적인 경제 파트너를 확보하고 시장을 넓힐 기회입니다.

▶김인 이사=KOICA의 원조사업과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연계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사례가 많습니다. 아제르바이잔 하수처리장 사업이 한라건설의 수자원공사 청사 건설사업 수주로 이어진 게 대표적입니다. 철도시설공단의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도 ODA가 밑거름이었습니다.

▶이 교수=한국 ODA가 우물을 파고, 병원을 짓는 등 개별 프로젝트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지원받는 나라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ODA가 지역 개발과 사회 발전에 대한 큰 琉꼭?그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프로젝트 간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거죠.

▶김 이사=ODA 집행기관이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 무상원조는 외교부-KOICA 체제로 나뉘어 있는 데 따른 ‘분절화’ 문제라고 봅니다. 해외 창구만큼은 단일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ODA의 국제 흐름이 급변하면서 한국도 ODA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교수=국제 원조시장은 2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선진국 간 ‘ODA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개도국은 꼭 한국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KOICA 사업도 단기 프로젝트 위주에서 플랫폼을 제공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김 이사=한국은 연간 2조4000억원을 ODA 예산으로 사용하는데 전문인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지원받는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지 못하면 ODA 생태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국장=빈곤 퇴치를 주목적으로 하던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넘어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작년 UN에서 구체화됐습니다. 선진국에도 국내 문제를 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게 특징입니다. 모든 부처가 이행을 위한 노력을 펴고 있고, 시민사회의 여론과 과정과 관련법 개정도 필수적입니다. 개발협력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한국의 이행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김 교수=ODA는 한국에 우호적인 인력을 키워내는 ‘품앗이’ 개념都求? 한국의 ODA 금액은 국민총소득(GNI)의 0.15%인데 DAC 28개 회원국 평균(0.29%)보다 낮습니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맞게 ODA 규모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 공적개발원조(ODA)

국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 등을 위해 벌이는 원조사업. 차관 형태로 받은 나라가 갚을 의무가 있는 유상원조와 갚지 않아도 되는 무상원조로 나뉜다.

정리=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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