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철강 철수에 뿔난 영국 노조…"캐머런 정부가 나서라"

입력 2016-03-31 18:09  

"값싼 중국산에 손실 눈덩이…타타스틸 직원들 대량 해고 위기"
야당은 국유화 촉구



[ 홍윤정 기자 ]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로 적자에 시달리던 인도 철강업체 타타스틸이 영국에 투자했던 제철소 매각에 나서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사진)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제철소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면 1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야당과 노동조합이 정부 개입을 통한 해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타타스틸이 영국 사업부 매각을 발표하면서 야당인 노동당과 영국 최대 노동조합 유나이트가 캐머런 총리에게 제철소 국유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타타스틸은 최근 중국산 제품에 밀려 영국 사업부에서 매일 100만파운드(약 16억원)씩 발생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포트 탤벗 등 영국 제철소 모두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철강의 벤치마크 가격은 31%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타타스틸 관계자는 가디언에 “몇 달씩 기다릴 수도 없다”며 “수주 안에 매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타스틸의 매각 결정은 영국 고용시장에 큰 혼란을 줄 전망이다. 인수자가 없으면 제철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타타스틸은 영국 사업부에서만 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영국 철강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임시직과 계약직을 포함하면 고용불안을 겪는 인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야당인 노동당은 국유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필요하다면 공적 지분 취득을 통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 유나이트의 렌 매클러스키 사무국장도 정부 개입을 촉구하며 “오늘은 이 나라에서 소멸 위기에 놓인 철강 노조와 철강산업에 대단히 암울한 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EU)의 국가보조금 규정과 납세자 부담을 감안해 민간 매각을 고려하면서 노동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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