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무대로 펼치는 한 남자의 사랑과 복수
권력·돈 얻기 위해 뭐든 하는
일부 특권층의 욕망 꼬집어
[ 유재혁 기자 ]
드라마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강지환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상처투성이 얼굴에 산발한 머리, 넝마까지 뒤집어쓴 거지다. 그는 개밥을 빼앗아 먹으면서 복수를 다짐한다. 무슨 일일까?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연이 드러난다. 대형병원 오너의 아들인 그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자신은 생명을 건졌지만 시력을 상실했고, 나중에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병원을 빼앗으려는 이모부(정보석 분)의 간계 때문이다. 그의 이모는 이모부의 내연녀에게 살해됐다. 이모부의 직업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검사다. 그가 간통한 내연녀는 정치권력인 대통령 비서실장의 딸이다.
MBC 새 월화극 ‘몬스터’(연출 주성우, 극본 장영철·정경순)는 특권층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욕망의 복수극이다. 지배계층의 부조리를 비판한 화제의 드라마 ‘리멤버’나 영화 ‘베테랑’ ‘내부자들’ 등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지난달 28~29일 1, 2회 방영에서 6년간 일어난 무수한 사건을 빠르게 훑어가며 우리 사회 특권층의 부패 고리를 들춰냈다.
대형병원 오너 집안의 금력과 검사 권력은 혼맥으로 맺어져 있다. 정의의 집행자여야 마땅할 검사는 악의 몸통이다. 정치권력의 딸은 악의 검사와 사통(私通)한 관계다.
주요 인물은 모두 괴물이다. 어린 시절(이기광 분) 강지환은 무례한 폭군으로 그려졌다.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린다. 살해된 이모도 안과의사를 매수해 강지환이 실명한 채로 살게 내버려둔 비정한 여자다. 검사와 내연녀까지 모두 욕망에 일그러진 몬스터들이다.
우리 사회 권력자와 재벌에게 소시민이 갖고 있는 공포를 반영한 설정이다. 권력과 금력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소유할 수 없을 때 공포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이 드라마에서는 금력이 일반 기업이 아니라 대형병원으로 설정돼 있어 색다른 에피소드를 펼쳐낸다. 정보석이 이기광을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로 살인하려 드는 모습이 그것이다.
시력을 잃었지만 뛰어난 청력을 얻은 주인공이 거의 초능력자처럼 악당들의 말을 엿듣고 대처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주성우 PD는 “부패한 특권층에 대한 복수는 갑질 논란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에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과 통쾌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50부작으로 전개될 이 작품은 복수극과 함께 사랑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이다. 사랑은 복수심과 함께 인간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이다. 무엇보다 사랑은 복수심에는 없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부여해준다.
강지환은 앞으로 거지에서 환골탈태해 성유리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여기에 대형병원을 삼키려는 제약그룹의 버려진 서자 박기웅,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투입된 국가정보원 요원 수현 등이 개입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펼쳐진다.
강지환과 성유리는 ‘쾌도 홍길동’ ‘차형사’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두 사람은 제작발표회에서 서로를 “작품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친구”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라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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