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진료 늘리고 인재 영입…이대목동병원의 '경영 혁신'

입력 2016-04-05 18:41  

김승철 원장, 석 달만에 흑자
병상 가동률 98%…업계 최고



[ 이지현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았던 지난해 8월 김승철 이화의료원장(사진)이 취임했다. 이화의료원이 운영하는 이대목동병원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화의료원의 숙원 사업인 서울 마곡지구 병원 건립이 가능하겠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김 의료원장은 경영 위기상황을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매일 진료파트 교수와 직원들을 직접 만나 함께 병원을 키워보자고 격려했다. 전략도 세웠다. 토요일 진료를 늘리고 젊은 의사들을 영입해 클리닉과 센터도 20여개 열었다.

취임 3개월이 지나자 떠났던 환자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병원 경영수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입원 및 외래 수입이 16% 늘었다. 3~4% 성장도 힘든 의료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 1월에는 개원 이래 가장 높은 98.6%의 병상 가동률을 기록했다. 남은 병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환자가 가득 찼다는 의미다. 김 의료원장은 “의사, 간호사, 행정직 등 이해관계가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인 것이 위기극복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 의료원장 취임 후 가장 신堧?쓴 것은 토요일 진료다. ‘토요일도 평일처럼’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토요일 진료, 검사, 수술을 확대했다. 1박2일 혹은 2박3일로 끝나는 짧은 수술을 토요일에 집중 배치했다.

의사에게 긴 시간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시스템도 바꿨다. 혈액검사, 유방갑상샘 초음파 검사는 물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검사도 토요일에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토요일에 진료를 받더라도 이들 검사를 받으려면 평일에 다시 병원을 찾아야 했다.

토요일에 병원을 찾는 환자 경향도 분석했다.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 치료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드름클리닉, 보톡스필러클리닉, 코막힘클리닉, 해외여행자클리닉, 내시경클리닉, 치매예방클리닉 등을 토요일에 열었다. 평일에 병원을 못 가던 직장인, 학생이 토요일에 병원을 찾았다.

김 의료원장은 중증질환 치료도 강화했다. 응급실 시설과 장비를 늘리고 각종 센터를 열었다. 인공방광센터, 장기이식센터, 말초신경수술센터, 하지중증외상센터, 고도비만수술센터 등이다.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였다. 유방암 갑상샘암 간암 전립선암 신장암을 치료하는 젊은 의사 7명을 영입했다. 김 의료원장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내부 의료진을 육성하고 외부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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