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성신양회 사장, 레미콘 해외진출 '진두지휘'
거액 과징금·업황 부진 등 '젊은 피' 세대교체로 돌파
[ 김정은 기자 ] 국내 시멘트 제조업계에 40대 전후의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드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멘트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 신규 사업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오너 3세 시대 본격 개막
한일시멘트그룹은 허기호 부회장(50)이 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본격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시멘트 업계에서 오너 3세가 그룹 최고 수장에 오른 것은 허 회장이 처음이다. 허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의 장손이자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마치고 1997년 한일시멘트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을 지내는 등 2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쌓았다.
한일시멘트의 맞수인 동양시멘트도 오너 3세인 정대현 부사장(39)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고 정인욱 강원그룹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2005년 삼표에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줄곧 시멘트 사업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천마표 시멘트’로 알려진 성신양회 3세 경영자의 활약도 눈에 띈다. 창업주인 고 김상수 초대 회장의 장손이자 김영준 회장의 장남인 김태현 사장(42)은 최근 최대주주에 올라 사실상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미국 루이스앤클라크대를 졸업하고 2002년 이사로 입사한 뒤 신규사업 등을 담당했다.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사장(47)은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고 이동녕 봉명그룹 회장의 차남)의 장남이다. 이 회장은 이수영 OCI 회장과는 매제지간이다. 이 사장은 최근 관광개발, 식품제조 및 판매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부채비율이 29%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은 편이다.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가 경쟁하듯 오너 3세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시멘트는 1960년대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경제개발 전략사업’으로 지정됐고, 1964년에만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세 곳의 시멘트 회사가 생겼다. 업력이 비슷하다 보니 유사한 시기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초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고 올 하반기부터 주택분양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M&A 등으로 어수선한 업계에 箸피?3세들에게 쏠린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오랜 경영수업으로 기본기 탄탄
시멘트 업계 오너 3세들은 오랫동안 경영 수업을 쌓는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회장은 2005년 대표이사를 맡은 뒤 계열사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으로 회사 체질을 바꿨고 2011년엔 경쟁사의 드라이모르타르(물을 부어 쓰는 즉석 시멘트) 공장을 인수해 업계 1위에 올라서는 등 경영수완도 발휘했다. 지난해엔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허 회장은 워크아웃 중인 현대시멘트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사세 확장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제주도 지역의 시멘트 가격을 올리면서 지역 레미콘업계와 갈등을 빚었던 지난달엔 최병길 대표와 호흡을 맞춰 사태를 조기 수습해 위기대응 능력도 검증받았다. 국내 영업부문을 총괄하는 정 부사장은 기초소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게 목표다.
김 사장은 레미콘사업 해외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10% 늘어난 67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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