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한번 넘어봤으면…

입력 2016-04-05 18:47  

미래에셋생명·신화콘텍·씨에스윈드, 상장 뒤 주가 힘못써

상장 이후 업황 부진에 '발목'
삼성생명, 공모가 넘는데 4년 걸려



[ 윤정현 기자 ] 오는 6월 호텔롯데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후 한 번도 공모가를 못 넘은 종목도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뚫고도 의도하지 않은 장기 투자로 속을 끓이지 않으려면 업황의 안정성과 실적 추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5일 미래에셋생명은 전날과 같은 4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이 종목의 공모가는 7500원이었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724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이후 9개월간 한 번도 공모가를 넘어본 적이 없다. 올 2월 최저가(4135원)를 찍고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공모가 수준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뒤 처음 상장되는 보험주로 기대를 모았고 기업가치보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앞서 상장한 전자제품 커넥터 제조회사 신화콘텍과 풍력발전 설비 회사인 씨에스윈드도 사정이 비슷하다. 2014년 8월 공모가 91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린 신화콘텍은 5일 568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상장 후 1년8개월 동안 종가 기준 최고가는 7250원이었다. 씨에스윈드도 2014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한 번도 공모가(4만3500원)를 넘지 못했다. 현재 주가(2만400원)는 공모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두 종목 모두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에 못 미쳐 “공모주 투자로 가장 큰 수익을 얻으려면 상장 첫날 팔라”는 일종의 투자 공식도 무용지물이었다.

상장 직전 ‘반짝’ 좋았던 실적과 상장 이후의 업황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다. 두 종목 모두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2014년 실적이 가장 돋보였다. 신화콘텍은 2014년 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씨에스윈드도 2014년에 전년(354억원) 대비 94.35% 늘어난 6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작년 4분기 24억원의 적자를 냈다.

청약 경쟁률 40.60 대 1에 청약증거금이 19조8000억원에 달하며 흥행에 성공한 삼성생명도 공모가(11만원)를 넘는 데 4년이 걸렸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청약에 실패한 투자자라면 급락세가 완화될 무렵에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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