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래량 줄었지만 가격은 상승 '반전'…연초 위축됐던 분양, 지난달부터 '봄바람'

입력 2016-04-06 17:38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동향

서울 매매가 두 달여만에 상승
서대문·영등포·중랑구 등 전세가격은 여전히 강세



[ 문혜정 기자 ]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봄 기운이 돌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공급과잉 논란 등에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데다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 및 도심권 재건축과 수도권 신도시 분양이 재개되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다시 아파트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매매와 전세 거래는 작년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

○주택시장에 봄바람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만751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8337건)과 비교해 38.2% 줄었다. 거래량 감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나타났다. 2월 한 달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822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전세보증금이 평균 4억원대에 진입한 서울에서는 전세 거래도 줄고 있다. 올 1분기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2만5426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3만7120가구) 대비 45.99% 급감했다. 월세 거래만 0.82%(1만5451가구→1만5577가구) 늘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난해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대기 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가격 상승 피로감이 더해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약 10주간 가격 등락이 없던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난달 중순부터 주간 단위로 0.02%씩 오르더니 지난주(3월26일~4월1일)에는 0.05%로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8주 만에 보합세에서 0.01%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집계했다. 아직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인천 등은 뚜렷한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서울에서 투자심리가 먼저 풀리는 모습이다.

신규 분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1월 806가구, 2월 582가구에 그쳤던 아파트 분양이 지난달 4160가구로 늘었다. 작년 12월(4413가구)과 비슷한 수치다. 2월 1367가구가 나온 경기도에선 지난달 1만5000여가구로 공급량이 늘었다. 인천은 1~2월 신규 분양이 아예 없다가 지난달 798가구가 공급됐다.

박합수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 들어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고 강남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부터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주택시장의 활기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으로 확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전세가율 80% 육박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은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학군 이주 수요와 봄 이사철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대체로 전셋값 주간 상승폭은 0.01~0.05%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순수 전세 매물이 귀한 서대문, 재계약이 많아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 영등포, 중랑구 등에서 여전히 전셋값이 강세를 띠고 있다. 반면 학군 수요가 끊긴 양천(목동)에선 전세 매물에 여유가 있고 송파도 인접한 위례신도시에서 입주가 계속돼 전셋값이 다소 떨어졌다.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전세가율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80%를 돌파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연말까지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114도 올해 안에 서울 11개구, 경기도 10개 지역에서 전세가율이 8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이미 전세가율이 높은 성북(83.1%), 동대문(80.8%), 관악(80.7%), 중랑(80.1%), 동작(80.0%) 등 5곳 외에 구로·성동·중·강북·마포·금천·노원·서대문·광진·강서구 등 11곳이 새롭게 80%대에 진입할 것으로 봤다. 구로(79.9%), 중(78.8%), 강북(78.7%) 등은 상반기 안에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도는 군포(84.2%), 의왕(82.5%), 안양(81.3%)에서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고양(79.7%), 파주(79.0%), 용인(78.9%), 구리(78.7%), 의정부(78.4%), 오산(78.3%), 부천(77.6%) 등 10개 지역도 연내 8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난에 지쳐 주택 매매를 고심하거나 더 저렴한 전세 단지를 찾는 세입자라면 지역별 수급 상황을 참고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용인 수지구 전셋값은 1월 말 신분당선 연장 구간 개통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사신도시와 동탄2신도시가 포함된 하남시와 화성시는 올해 총 1만가구 이상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전셋값이 약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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