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전당대회 가능성 커져
민주 샌더스도 클린턴에 이겨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의 향배를 결정지을 승부처로 꼽힌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이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꺾고 승리했다. 크루즈 의원을 중심으로 ‘반(反)트럼프’ 진영이 트럼프의 진격을 제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경선은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언론은 대의원의 자유투표로 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쟁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개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크루즈 의원은 48.2%를 얻어 득표율 35.1%에 그친 트럼프를 큰 격차로 제쳤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14.1%를 기록했다. AP통신 집계 기준으로 크루즈 의원은 이날 42명의 대의원 중 33명을 차지하며 누적 대의원 수를 517명으로 늘려 트럼프(743명)와의 대의원 격차를 226명으로 줄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공화당 경선이 ‘진격전’(한쪽이 거침없이 진격하는 전투 양상)에서 ‘참호전’(참호를 파고 교전하는 장기전)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경선이 트럼프의 일방적 승리 속에 진행됐다면 이제부터는 서로 치고받는 혼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가 경선 승리에 필요한 1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언론은 반트럼프 진영의 결집이 효과를 내기 시작한 데다 트럼프가 때마침 ‘낙태여성 처벌’ ‘한국·일본 핵무장 허용’ ‘추가 경기침체’ 등 잇달아 실언한 것이 지지율 하락을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는 전당대회 전 경선 승리에 필요한 1237명의 대의원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워싱턴DC에 사무실을 내는 등 전당대회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56.5%를 득표해 43.2%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샌더스 의원은 96명의 대의원이 걸린 위스콘신주 승리로 최근 7개 주 경선 중 6곳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맹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누적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1748명으로 샌더스 의원(1058명)을 압도하고 있어 남은 경선에서 판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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