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행남자기 주가조작 수사…전 대주주 연루 의혹

입력 2016-04-06 18:33   수정 2016-04-17 10:04

대주주 일가 지분 매입한 뒤
가장매매 등으로 시세조종

회사측도 증자·신사업 발표 등
호재성 공시로 주가 급등에 일조
前 대주주 일가 가담의혹 수사檢, 40억 부당이득 챙긴 시세조종꾼 등 2명 구속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6일 오후 4시

행남자기를 무자본으로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주가를 부풀려 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올린 일당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에게 회사 지분을 팔고 ‘주가 부풀리기’에 일조한 전 행남자기 대주주 일가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검찰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지난달 말 전 골프선수 박모씨를, 지난 1일 경영컨설팅업체 E사 대표인 또 다른 박모씨를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 등은 2014년 행남자기 대주주 일가로부터 회사 지분 일부를 사들인 뒤 주가를 끌어올려 4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골프선수 박씨는 2011년 코스닥 상장사 위지트, 2012년에는 태창파로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도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시세조종 전문가’로 불린다.

박씨 등은 2014년 5월 다른 개인투자자 9명과 함께 김용주 전 행남자기 회장의 모친 김재임 씨와 동생 태성 홍주 태형씨로부터 행남자기 주식 124만5156주(지분율 20.62%)를 37억여원(주당 3000원)에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다른 일당과 함께 서로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가장·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행남자기도 박씨 등이 지분을 매입한 뒤 48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신규 사업 진출 계획 등을 발표하며 주가를 올리는 데 일조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상으로는 대표이사 이홍헌 씨가 횡령사건으로 수감된 미리미 등이 선정됐다. 이 기간 행남자기 주가는 3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치솟았다.

박씨 등은 무자본으로 회사 경영권까지 인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가격에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하고 주가를 조작한 뒤 오른 가격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대금을 치르는 방식을 통해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경영권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고 박씨 등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

행남자기는 이후 신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차일피일 미루다 취소했다. 8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한 달 만에 400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검찰은 전 행남자기 대주주 일가가 박씨 등의 주가조작에 가담해 신사업 계획 발표와 유상증자를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홍헌 미리미 대표는 “박씨 등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고 유상증자는 대주주 일가와 의견이 맞지 않아 철맨?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 등은 지난해 11월 보유하던 행남자기 나머지 지분 전량을 인터넷 방송서비스업체인 더미디어 등에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행남자기는 유럽 등지의 고급 도자기 제품과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2011년 이후 거의 매년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임도원/정소람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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