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옌타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 한인촌 개발을 추진하는 리궈안(李國安) 화안(華安)그룹 회장(사진)은 ‘천기만상(千企萬商)’을 사업 목표로 잡았다. 한국에서 ‘1000개 기업과 1만개 상가’만큼 많은 수의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화안국제-한국성(코리아타운) 프로젝트’ 사업 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리 회장은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뒤 중국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아울렛과 테마파크, 호텔, 물류창고 등이 함께 들어서는 대형 개발사업인 만큼 한국 내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지난해부터 한국 기업들과 투자 및 입점을 목표로 60여차례 상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코리아타운은 옌타이와 웨이하이 중간 지점에 있는 진산만 일대에 조성된다. 총 투자금액은 1173억위안(약 21조원), 건축 면적은 2000만㎡에 달한다. 단계별로 15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난달 18일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떴다. 한인촌에는 대형 아울렛부터 한국의 동대문시장 상점들까지 1000여개 한·중 기업이 입점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와 10개의 5성급 호텔도 세워진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와 손잡고 한·중 상품 물류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리 회장은 이번 사업이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안그룹은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발전기금을 조성해 공장 설립 때 투자하고 수출 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코리아타운 내 보세구역에서 제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도 있다. 그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자금은 물론 제품 홍보까지 지원할 예정”이라며 “중국 시장을 잘 모르는 기업들도 안정적인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이미 사업자금 중 59억위안(약 1조원)가량을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약정했고, 산둥성 등 중국 지방정부에서도 투자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규모가 한두 개 기업이 추진하기엔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안다”며 “하지만 정부 지원을 받는 사업이라 중국 내에서는 안정적으로 보고, 한국에서도 투자 의사를 보이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화안그룹
2000년 중국 옌타이에서 설립된 회사로 부동산 건설 금융 무역 등 3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직원은 6000여명. 2014년 기준 자산 62억위안(약 1조1000억원), 연 매출 95억위안(약 1조700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 LG디스플레이 등과 합작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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