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한국타이어] 국내 타이어 업계, 글로벌 몸집 키워…고성능 제품·브랜드 인지도가 변수

입력 2016-04-07 17:23  

타이어 업황 전망

문용권 < KTB증권 연구원 ykmoon@ktb.co.kr >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를 비롯한 국내 타이어 3사는 그동안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려왔다. 유럽과 북미, 중국 등지에 생산라인을 연이어 증설했다.

연구개발(R&D) 투자비도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노력이 결실을 보이며 국내 타이어 업체의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2004년 2.1%에 그쳤던 한국타이어 시장점유율이 2014년 3.4%까지 올라간 것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미쉐린과 일본 브리지스톤, 독일 콘티넨탈 등 타이어 업체 3사의 세계 시장 합산 점유율은 한때 50%를 웃돌았지만 2014년에는 37%까지 떨어졌다.

높아진 한국업체 기술력

타이어 시장은 성장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글로벌 차량 운행 대수가 연 3~4% 수준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는 만큼 교체 타이어 수요도 연 3~4% 증가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타이어 업체들이 생산물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여건인 것이다.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팍팍한 시장 여건에서 탈피해 성장기반을 다지려면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질적 성장이 요구된다.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타이어는 △런플랫 △셀프실링 △친환경차용 등이 있다. 펑크 난 타이어의 내부 공기가 빠져도 시속 80㎞ 이상 속도로 약 100㎞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는 한국타이어가 이미 개발에 성공했다. 타이어 펑크 사고를 예방하는 특수 타이어인 셀프실링 타이어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판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BMW 벤츠 등에 런플랫 타이어를 폭스바겐에 셀프실링 타이어를 신차용타이어(OE)로 공급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타이어업체의 고부가가치 타이어(UHPT)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다.

고성능 타이어는 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공급되는 만큼 수출길을 개척하려면 기술 경쟁력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도 요구된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시장 점유율과 주요 시장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 등에서 상위권 업체에 포함되는 고성능 타이어 수출 판로를 일찌감치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업체와의 인지도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만족도를 얼마만큼 끌어올릴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레저용 차량 시장 성장에 주목

세계 자동차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레저용차량(RV)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인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7.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반 세단 자동차 시장 규모는 5.5% 감소했다.

하지만 SU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2.2%, 다목적湯?MP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자동차 시장이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SUV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사정도 비슷하다. 세단·왜건·해치백 등 각 차종의 장점을 모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과 픽업트럭, SUV 등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세단차량 판매량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RV 차량의 인기 열풍은 유럽 북미 중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RV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는 만큼 고인치 타이어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타이어 판매량에서 16인치 이상 타이어 판매 비중은 2010년 10% 수준이었지만 2015년 30%까지 늘어났다. 2020년에는 4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타이어는 인치가 올라갈수록 가격이 비싸다. 타이어 고객은 가격에 대한 수요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고인치 타이어 생산 및 판매 수익률이 일반 타이어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2015년 미국 타이어 시장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타이어 사이즈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커질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타이어일수록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인치 타이어가 16인치 타이어보다 개당 평균 24달러59센트 더 비쌌다.

글로벌 타이어회사의 ‘215/55R17’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하위권 타이어업체 제품보다 개당 63달러54센트 비쌌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고인치 타이어 개발과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문용권 < KTB증권 연구원 ykmoon@kt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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