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오지서 요충지로 변신
작년 관광객 100만명 증가
역세권 개발사업도 활발
[ 하인식 기자 ] 경북 동해안의 ‘교통 오지’로 불리는 포항이 포항~서울 간 KTX 개통 이후 동해안 최대 교통·관광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일 KTX 포항역 개통 1주년을 맞아 교통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 4월부터 올 3월 말까지 총 173만여명, 하루 평균 약 4760명의 승객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당초 예측한 하루 평균 3266명보다 1.46배 많았다. 하루 평균 열차표 판매수익도 1억원에 이른다.
포항역에서 KTX를 타면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2시간30분대로 승용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보다 2시간가량 빠르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동해안 대도시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제 서울에 사는 가정주부가 아침 식사를 한 뒤 KTX를 타고 포항에 도착해 죽도시장에서 장을 보고 오후 3~4시 서울 자택에서 싱싱한 해산물로 저녁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평균 1700만여명이던 포항시 관광객은 KTX가 개통한 지난해 1800만여명으로 100만명가량 늘었다. 포항에 KTX가 운행하면서 영덕 울진 등 인근 동해안 관광객도 10~20% 증가했다.
KTX 포항역세권 주변 지역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땅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역세권 일대 공동주택 허가를 받은 곳만 7건, 4148가구 규모로 포항시 전체(17건)의 41%를 차지한다. 흥해읍 초곡리와 성곡리 이인리 등 역세권 주변 지역의 최근 평균 공시지가는 2011년보다 10.1% 올랐다. 같은 기간 포항 도심의 평균 공시지가는 연평균 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요 관광지에 대한 기업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북구 두호항 22만㎡ 부지에 사업비 1825억원을 들여 요트 항구와 호텔, 쇼핑센터 등을 갖춘 마리나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덕성학원은 구룡포와 호미곶 299만여m²부지에 사업비 5000억원을 들여 호텔과 골프장, 식물원 등을 갖춘 복합휴양단지 조성에 나섰다.
포항 일대의 대형 도로 건설도 구체화하고 있다. 오는 6월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돼 포항에서 울산까지 30분, 부산까지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포항~경주~울산(총연장 76㎞)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은 2018년에 개통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부산~울산~경주~포항 운행시간은 기존 64분에서 48분으로 단축된다. 포항~삼척 동해중부선(단선 철도)도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호랑이 꼬리(호미곶)라 불릴 만큼 교통 오지인 포항이 동해안 지역의 최대 교통 요충지로 변화하고 있다”며 “역세권 개발과 옛도심 재생사업에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고속철도 개통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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