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지자체 갈등 부추길 수도
[ 임기훈 기자 ] 앞으로 전국 시·도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 등 세출예산을 편성할 때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지자체가 교육청 전체 예산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전입금을 매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전입 시기와 돈을 어디에 쓸지 등을 사전에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에 규정된 교육정책협의회의 기능을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른 지방교육행정협의회로 통합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하고 8일 입법 예고했다. 현행 시행령에는 시·도 교육감이 지자체 전입금으로 세출예산을 편성할 때 사전에 교육정책협의회에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제 조항이 아닌 데다 교육정책협의회가 전남 서울 충남 제주 등 네 곳에서만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비해 지방교육행정협의회는 법정기구로 규정돼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운영하고 있다. 교육감은 예산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하기 30일 전까지 지자체장에게 협의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후 20일 이내에 협의회를 열어야 한다.
교육부가 지자체와 교육청이 예산과 정책에서 협력을 강화하도록 ‘장(場)’을 마련한 셈이다. 일각에선 ‘색깔’이 다른 교육감과 지자체장 간 갈등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출신인 박종훈 경남 교육감은 예산을 짤 때 홍준표 경남지사와 얼굴을 맞대고 협의해야 한다. 지금까진 서면 협의로 대체가 가능했고, 협의 내용을 예산안에 굳이 반영할 의무도 없었다.
교육부가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에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갈등이 배경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일부 교육감은 지자체 전입금은 교육환경 개선 등을 위해 써야 한다며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보육료는 교육청에서 예산을 편성하면, 집행은 지자체가 대신한다.
교육감이 지방의회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제출하기 이전에 서로 합의한 안을 예산안에 반영토록 해 예산 편성을 둘러싼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9일까지 입법 예고하고 관계기관 의견수렴 등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시행령 개정을 끝낼 계획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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