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4] 광주 간 문재인 "호남이 지지 거두면 대선 출마하지 않겠다"

입력 2016-04-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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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지서 무릎…사과·반성
"저의 모든 과오 짊어지겠다…분이 풀릴 때까지 꾸짖어달라"

분열 책임 거론…국민의당 비판
"국민의당 대안 될 수 없다…안철수, 자신 위해 당 만들어"



[ 홍영식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정계 은퇴, 대선 불출마 등을 거론하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었고 충장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 홀대론’ 등으로 인해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여러 차례 사과와 반성을 했고 동시에 ‘분열의 책임’을 거론하며 국민의당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잃은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나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에게 야단을 맞고 질타를 듣기 위해 (광주를 방문해서는) 안 된다?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 호남을 변방에 가둬두려는 분열적 정치인, 여러분은 그런 정치인들에 대한 강한 교체 의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옮겨 광주에 출마한 후보들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나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 그러나 한 가지, 내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다”며 “나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둬달라. 그 말만큼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라고 말했다.

월곡시장에 서 40~50대 10여명과 연 ‘막걸리 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국민의당은 대안이 안 된다. 호남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느냐”며 “(호남 외에서) 안 대표 말고는 당선될 사람이 없다. 말하자면 자신의 당선을 위해 (창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했다. 또 ‘친노(친노무현) 패권’과 관련, “패권을 가진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패배로 실망시키고 그 이후에도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광주 시민들이 나에게 실망하고 질책하는 것을 달게 받겠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이어 “그렇다고 더민주가 이 지역에서 낸 후보들까지 그 짐을 져서는 안 된다”며 “광주를 실망시킨 짐을 내가 다 지겠다”고 했다. 이날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 모든 일정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도 함께했다.

문 전 대표의 방문이 호남 민심을 돌려세우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때늦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광주=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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