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정부가 동물의 장기나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 이식’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반은 동물 장기 및 세포의 인간 이식을 금지해온 현행 지침을 이르면 다음달 개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돼지 유전자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식을 막아왔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원숭이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전혀 없다는 점을 인정해 새 지침에선 이식 후 30년간 경과를 관찰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지침이 바뀌면 일본 연구팀은 수년 후 ‘1형 당뇨병’(췌장 조직인 췌도 세포가 손상돼 혈당을 안정시키는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게 되는 병) 환자에게 돼지 세포를 이식할 계획이다.
일본 국립국제연구센터연구소 등이 최초로 돼지의 췌도 세포 이식을 추진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환자에게 인슐린 주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종 이식’은 기증을 통한 장기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장기 크기와 관리의 용이성 측면에서 돼지를 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강한 거부 반응을 방지하는 기술을 일부 상용화함에 따라 해외에선 사람 치료에 이종 이식이 응용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한 벤처기업은 돼지의 췌도 세포를 캡슐로 감싼 약을 개발, 뉴질랜드와 아르헨티나 등에 있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해 효과를 보고 있다. 뇌 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동물의 수정란을 조작해 동물 체내에서 인간 장기를 만들어내는 연구도 승인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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