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현 알무스인터내셔널 대표 "지하철 공기 바꾼 집진기술, 베이징 미세먼지 잡겠다"

입력 2016-04-13 17:54  

오존 발생 줄인 유리판 개발
서울 2호선 등 역사에 설치
가정용 집진기로 중국 공략



[ 이지수 기자 ] 2014년 서울시가 공기정화 기술개발 용역공고를 냈다. 지하철 내부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지하철 역사에 집진 설비를 설치해도 지하철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유해물질이 유입되는 등 공기 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6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계약을 따낸 곳은 이전까지 사업 경험이 없던 집진기 제조업체 알무스인터내셔널이었다. 이 회사 장윤현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오존 발생 억제 전기식 집진 기술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금속 집진판에 전압을 흘려 이온을 방출하는 전기식 집진기는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뛰어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금속이 부식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오존을 방출하는 것.

장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가 개발한 ‘전도(傳導) 유리’를 집진판으로 사용하면 오존 발생량이 환경 기준치(0.05ppm)의 5분의 1(0.01ppm)로 떨어진다. 올해 제품을 상용화하면 세계 유일의 오존 방출 억제 전기식 집진기가 된다.

전도 유리를 처음부터 집진기 용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다. 장 대표가 태양전지 용도로 연구하다 실패한 소재였다. 그는 5년여간 연구개발에 몰두했지만 태양전지 소재로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전도 유리의 우수한 여러 가지 물성을 썩힐 수 없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시 연구했고, 전도 유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당시 국내에는 관련 연구 자료가 없어 일본 등을 수시로 드나들며 기술을 익혔다.

알무스인터내셔널의 목표는 중국 시장 진출이다. 스모그 등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중국 대도시는 국내보다 미세먼지 제거용 집진기 수요가 많다. 오는 6월 가정용 집진기 ‘에어니아’ 출시에 맞춰 중국 진출을 위한 현지 유통업체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 대표는 “차량용 사무실용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겠다”며 “중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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