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글로벌 시대의 진정한 소통

입력 2016-04-13 18:23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주말이면 가끔 젊은이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될까 싶어 TV 채널을 이리저리 넘겨 본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TV 프로그램에서 한국말을 너무나 유창하게 잘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신기했지만, 이젠 그런 외국인들이 낯설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어렸을 적엔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지금처럼 흔치 않았고,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곧 10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새삼 필자가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국경의 의미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지금,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이주해 터를 잡고 있다. 대화 수단으로서의 언어 능력 함양보다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가짐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의 회사에선 다양한 문화권에서 다양한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직원이 많다. 최근 스웨덴에서 온 한 동료가 좋은 귀감이다. 그는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 생활 12년차에 접어든 그는 ?▤?한국어로 “회식은 막걸리에 빈대떡이 최고”라고 하는가 하면, 건배 제의는 꼭 “위하여”라고 외치는 ‘완벽한 한국인’이 돼 있다. 사실 스웨덴이나 유럽 문화권엔 퇴근 후 동료들과 회식하는 문화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회식 문화를 존중함은 물론, 업무에서도 영어 대신 기꺼이 한국어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한국 문화를 온몸으로 흡수하고 있다.

이런 그의 노력에 한국 직원들은 스웨덴의 ‘피카(Fika)’ 문화를 사내에 도입해 화답했다. ‘피카’는 커피에 빵이나 과자를 곁들여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스웨덴에서는 바쁜 일상에서도 피카를 통해 짧은 휴식을 취하며 동료와 친분을 쌓는다고 한다. 이에 참여한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 직원 간 소통에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세상에는 국가의 수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습득되는 것이기에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매우 섬세한 노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 비록 서로의 문화를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존중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진정한 소통의 길은 그리 요원하지 않을 것이다.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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