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 앞으로 온 부의금을 아버지가 몸담았던 대학에 기부하는 유족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고 이승래 부경대학교 교수(경제학부) 유족들이 부경대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교수의 딸 이현숙 씨(42·통번역GLS 대표)는 13일 “아버지 제자들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해 달라”며 1000만원을 대학본부에 기부했다. 이 돈은 부의금으로 모인 돈이라고 했다.
지난달 13일 72세의 일기로 작고한 이 교수는 1981년 3월부터 30년간 부경대에 재직하다 2010년 2월 퇴임한 후 그동안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 씨는 “사정상 하루밖에 조문을 받을 수 없었는데도 많은 교수님과 제자 분들이 오셔서 아버지 가시는 길을 지켜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학교를 퇴임하신 지도 6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으며, 가족 모두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아버지가 새삼 고맙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에 제자들에게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다”며 “아버지의 그 따뜻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부의금을 제자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가족들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제자인 부경대 신용민 교수( 姸┎克?middot;부경대 81학번)는 “교수님은 재직 시에 100여회 제자 결혼 주례를 서셨는데 주례 사례금을 꼬박꼬박 모아두셨다가 어려운 일이 생긴 제자에게 전해줄 정도로 자상한 분이셨다”고 돌이켰다.
신 교수는 “강의시간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우리들에게 ‘잔소리’를 가장 많이 하신 스승이셨지만, 지금은 우리 제자들에게 가장 보고 싶은 스승,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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