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전후로 나뉘게 된 배우 송중기의 연기인생 (2008-2016)

입력 2016-04-15 15:06   수정 2016-04-15 18:05

송중기, '태양의 후예' 유시진 役



배우 송중기(31)의 연기인생은 '태양의 후예' 전과 후로 나뉘게 됐다.

KBS2TV '태양의 후예'가 지난 14일 종영했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 역을 맡아 송모연 역의 송혜교와 러브라인을 이루며 여심잡기에 성공했다. 심지어는 '장르가 송중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밤 10시경 여성들은 안방극장 앞으로 모였다.

그가 지금처럼 빛나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송중기는 2008년 조인성 주연의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했다. 미소년 호위무사 중 한 명으로 분량을 찾기 힘들 정도로 작은 역할이었다. 이후 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을 발판으로 삼아, 이정재, 민효린 주연의 드라마 '트리플'(2009)에서 자신의 특기인 스케이트 실력을 살려 쇼트트랙 선수 지풍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같은 해에 영화 '오감도', '이태원 살인사건'에 출연했지만 큰 반향은 얻지 못했다. 그저 귀여운 외모의 미소년으로 자각됐다.


데뷔는 영화였지만,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드라마였다.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송중기는 고수의 아역을 맡았다. 분량은 미비했지만 설득적인 연기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산부인과'에서 송중기는 레지던트 안경우 역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포텐은 '성균관 스캔들'에서 터졌다. 박유천, 유아인, 박민영 등 청춘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유아인과의 브로맨스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대목이다. 화려한 의상, 능청스러운 표정, 안정적인 연기력은 송중기를 차세대 청춘스타로 발돋움 하게 했다.


주연급 배우로 떠올랐지만 송중기의 차기작은 '뿌리깊은 나무' 세종, 한석규의 아역이었다. 4회 중반까지 출연하는 이 드라마에서 송중기는 큰 호평을 받게 된다. 이후 문채원과의 진한 멜로를 선보였던 '착한남자'(2012)와 영화 '늑대소년'을 마지막으로 입대하게 됐다.

군 제대 후 재기에 성공하는 일은 실로 어렵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배우 현빈을 들 수 있다. 현빈은 2011년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현재의 송중기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다 입대했다. 제대 후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영화 '역린'에 출연했지만 예전과 같은 '신드롬'은 누릴 수 없었다.


그러나 송중기는 이같은 우려가 기우임을 증명했다. 일각에서 송중穗?2013년 8월 제대 후 복귀작으로 '태양의 후예'를 선택한 것이 '신의 한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극중 송중기는 직설적이면서도 담백한 돌직구 고백으로 설레임을 자아냈다. 육군 대위이자 특수부대 알파팀의 팀장으로 미소년 외모에 가려져 있던 남성미를 한껏 뽐내며 대중의 뇌리에서 이미지를 확장시켰다.

'송중기 열풍'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중국 공안 측은 SNS를 통해 '송중기 상사병'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중국을 포함해 송중기에 광고 제의를 한 기업만 100여개가 넘는다는 후문. 몸값 또한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태양의 후예' 출연 전 5억여원이었던 광고 출연료는 현재 10억에서 4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송중기의 차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의 후예'로 홈런을 날린 송중기는 일찌감치 영화 '군함도'에 합류했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당시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을 소재로 한 영화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이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다.

영화는 '태양의 후예'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송중기의 포지셔니을 공고히 할 무기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애국청년'이라는 말을 듣기 까지 했으니 말이다. 방송가에서는 영화 개봉 시점이 내년인 점을 감안해 송중기가 올해 안에 다른 작품을 더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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