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동욱 기자 ]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사진)은 언제 만날 수 있나요.”
국민연금 실무 운용역들이 최근 민간 운용사 관계자와 만날 때 자주 듣는 질문이다. 부임 두 달이 넘도록 강 본부장과 아직 명함도 교환하지 못한 운용사 최고경영자(CEO)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CIO는 5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 운용을 총괄해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운용사 CEO들은 앞다퉈 그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쓴다.
전임 홍완선 본부장 시절엔 자산군별로 연간 두세 차례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강 본부장은 조찬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바쁜 운용사 임직원들을 같은 날 아침 일찍 한데 모이게 하는 것이 운용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대신 개별 면담 요청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운용사와 소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력 대부분을 ‘을’의 위치인 민간 운용사에서 보낸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그동안 기금운용본부 조직에 쌓여 있던 ‘공기업 색채’를 조금씩 빼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 CEO인 문형표 이사장도 강 본부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당초 불어나는 기금 규모에 맞춰 운용본부 조직을 큰 폭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본부장은 “조직 자체의 문제보다 조직을 운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며 이사장을 설득해 조직 개편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간 성과가 좋지 않은 국내주식운용실에 대해서만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문 이사장은 전북 전주 본사에서 매월 열리는 확대간부회의에도 강 본부장이 참석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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