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업종 구조조정 못 미뤄
걱정되는 회사는 현대상선 기업 구조조정 직접 챙길 것"
부실 대기업·중소기업, 내달부터 구조조정 본격화
[ 이상열 / 김일규 기자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부가 4·13 총선이 마무리되자마자 최우선 정책과제로 기업 구조조정을 꼽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주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이 금융권 빚이 많은 39개 주채무계열 기업집단을 선정해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라 한계기업 퇴출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상선 명운 이달 판가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유 부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단과 만나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과잉업종과 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빨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단정적이고 강한 표현을 쓰지 않던 유 부총리가 직접 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연말까지를 기업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통령선거 국면에 들어가 감원 등을 초래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는 해운을 꼽았다. 유 부총리는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했다.
유 부총리가 특정 회사 이름을 지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이달 중 명운이 갈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조건부 자율협약 상태인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선박 대여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다. 협상에 성과를 내야만 채권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협상에 실패하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유 부총리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잘될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상선의 명운은 한진해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영국 런던사옥 등의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을 통해 1조2000억원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내놓고 채권단과 회생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처리 방향에 따라 한진해운도 용선료 인하 협상에 추가로 나서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달부터 구조조정 속도 낼 듯
이번 유 부총리 발언을 계기로 떼굶泰?구조조정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해운과 함께 대표적인 공급과잉 업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상선부문을 정리하고 특수선 전문으로 전환하기로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이를 보고하는 등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극심한 글로벌 선박 수요 부진으로 인한 ‘수주절벽’ 현상이 지속될 경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는 사업통폐합 등 근본적인 구조개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유 부총리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해 “고용 등에 직접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무척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개별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다음달부터 본격화된다. 우리 산업 KEB하나 신한 국민 농협 등 6개 은행은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주채무계열 39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재무구조 평가에 착수했다. 다음달부터는 일정 기준 점수에 미달한 기업과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는 주채무계열이 아닌 대기업 중에서, 11월에는 중소기업 중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이상열/김일규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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