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근무 강도 강화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잔업·특근 거부가 3주째 지속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휴일 축소, 휴식시간 감축 등 생산성 향상을 수용해 근로시간 단축을 이뤄낸 것과 달리 기아차 노조는 ‘한 번 양보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회사 측 투자 확대만을 주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4일 시작한 잔업·특근 거부를 이날도 이어갔다. 노조는 근무 강도 강화 없는 근로시간 단축 요구를 회사 측이 수용할 때까지 잔업·특근 거부를 지속할 계획이다.
기아차의 근무 체계는 1조가 8시간(오전 7시~오후 3시40분), 2조가 9시간(오후 3시40분~오전 1시40분) 일하는 8+9 방식의 2교대다. 2조의 마지막 1시간이 잔업이다. 특근은 토요일 또는 일요일의 8시간 연장 근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2016년 3월부터 2조의 잔업을 없애는 8+8 근무 체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근무 강도 강화나 설비 투자 없이 근로시간을 1시간 줄이면 연간 생산량이 9만4000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72만대를 생산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노조 측에 전환 배치와 작업 속도 상향, 휴식시 ?감축 등을 통해 시간당 생산량(UPH)을 15대가량 올리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는 “근무 강도 강화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측이 △전환 배치·휴일 축소 없음 △UPH 상승은 8대 이내 △식당·통근버스 개선 등을 담은 협상안을 다시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기아차의 단협이 전환 배치 시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한다. 이 때문에 일감이 적은 작업 라인과 일감이 많은 라인 간 불균형이 생겨도 회사는 인력을 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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