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네트워크 기술 협력…스타트업도 참여
'달리는 컴퓨터' 커넥티드카 2025년까지 개발
정의선 부회장 "새로운 생활 가치 창출할 것"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불리는 ‘사물인터넷(IoT) 자동차(커넥티드카)’를 2025년까지 개발하기 위해서다.
주목할 점은 현대차가 그동안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방식과 달리 이번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선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은 것이다. 현대차는 시스코 외의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채택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를 생활 및 업무 전반이 이뤄지는 중심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국내 스타트업도 참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9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한 시간 이상 차량 네트워크 기술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로빈스 CEO는 정 부회장의 안내로 사옥 1층에 전시된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과 투싼ix 수소차 절개 모형 등을 5분간 관람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과 로빈스 CEO가 이번에 힘을 합치기로 한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지능형 미래 자동차인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초 기술로 꼽힌다.
두 회사는 기존 차량 네트워크와 비교해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들과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스코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차량 네트워크 기술 이외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카 통합 인프라 개발 과정에도 추가적인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우선 커넥티드카 모의테스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기초 연구에 들어간다. 다양한 상황에서 커넥티드카의 데이터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검증하기 위해서다. 이번 테스트 과정에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참여시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과 로빈스 CEO는 이날 커넥티드카 모의테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할 업체를 직접 방문해 기술진과 연구 진행 상황 등을 공유했다.
정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카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놀랍고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래 齊天?셈?품질, 안전,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빈스 CEO는 “이번 협업을 통한 기술 혁신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뿐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디지털 파괴, 즉 디지털화를 통한 파괴적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능형 미래차는 ‘협업’
현대차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선 독자 노선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지능형 미래 자동차 개발 과정에선 시스코 외의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 △모빌리티 허브 등 커넥티드카 관련 중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추가 협업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등과 관련된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의 협력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친환경차와 달리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에 나선 것은 IT 분야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르고 변화가 심해 자칫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며 “그동안 현대차가 친환경차를 제외한 일반 차량 분야에선 구글, 애플 등과 일부 협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커넥티드카 파트너십 구축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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