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허무는 고덕 주공…재건축 제대로 탄력

입력 2016-04-19 18:53  

'발 빨라진' 이사
2단지, 철거 한창…3단지, 3분의2가 빈집…7단지, 내달부터 이주

'내달리는' 호가
5단지, 전용 84㎡ 6억2000만원…3단지, 1분기에만 162건 거래



[ 윤아영 기자 ]
19일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2번 출구를 나서자 펜스로 둘러싸인 고덕주공 2단지가 나왔다.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예정) 역세권으로 고덕택지개발지구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이 단지는 철거 중이었다. 길 건너편 고덕주공 3단지도 3분의 2 이상이 빈집이었다. 이 단지는 다음달 15일까지 주민 이주를 마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뒤를 이어 고덕지구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고덕주공 2·3·5·6·7단지 등 5개 단지 7840가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주·철거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개포주공 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가 일반분양에 성공하자 고덕지구 아파트값도 최근 한 달간 주택형별로 1000만~2000만원씩 뛰었다.

○고덕지구 재건축 급물살

고덕지구는 고熾?5호선) 역세권과 상일동역 역세권으로 나뉜다. 고덕주공 1단지(고덕 아이파크) 고덕시영(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고덕역 역세권 단지는 이미 재건축 마무리 단계다. 고덕주공 1단지는 2011년 입주했고, 고덕시영은 올해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고덕주공 2·3·5·6·7단지 등 상일동역 역세권 재건축이 본격화된다. 고덕주공 2단지(2600가구)는 연말께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길 건너편 고덕주공 3단지(2580가구)도 다음달 15일까지 이주를 마칠 예정이다. 고덕주공 7단지(890가구)는 다음달부터 이주에 들어간다. 고덕주공 5단지(890가구)는 다음달 14일 관리처분총회를 연다. 이르면 8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늦은 6단지(880가구)는 이달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내년에는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재건축이 급진전되면서 아파트값도 강세다. 지난달 6억원 수준이던 고덕주공 5단지 전용면적 84㎡는 6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거래도 활발하다. 고덕주공 3단지는 올 1분기 서울에서 가장 많은 매매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다.

리얼투데이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고덕주공 3단지는 모두 162건이 거래돼 거래량 1위 단지에 올랐다. 2위인 광진구 구의동 힐하우스(114건)보다 40% 이상 많고, 3위인 도봉구 도봉동 서원아파트(46건)와는 네 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일趺棘瀛릿?좋은 층을 싼 가격에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이 5월 이주가 완료되기 전 매입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상일동 W공인 관계자는 “서울 다른 지역에서 온 거주 수요나 투자 목적 수요보다는 강동구 내에서의 실거래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고덕주공 재건축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아직 이주하지 않은 5·6·7단지를 매입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지하철 연장 호재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덕지구가 쾌적한 주거 환경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야트막한 야산과 그린벨트로 둘러싸여 있어 사계절 자연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여서 생활기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주변에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인근 고덕·강일지구엔 이케아 3호점과 비즈니스·연구개발(R&D)·지식산업존, 호텔·컨벤션존 등으로 구성된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지하철 9호선을 고덕동까지 연장하는 안도 확정됐다. 인근에서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개발도 추진 중이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하남 미사강변도시, 고덕·강일지구 등 주변 공급 물량이 많아 최근 집값 반등기에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했다”며 “범(汎)강남권인 데다 매매가격도 4억~6억원대로 저렴해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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