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의료수가 현실화 어려운 이유, 복지부 장관 돼 보니 알겠더라"

입력 2016-04-20 18:22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보건·의료만 예산 확보 힘들어



[ 조미현 기자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의료수가가 낮은 것은 올리고, 높은 것은 낮추는 등 적정하게 보상하는 방안을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수가는 의사 약사 등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돈을 의미한다. 매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정도와 물가상승률 등을 바탕으로 의료수가 인상률을 결정한다.

의료수가 현실화는 의료계의 오랜 요구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수가가 원가의 70~80% 수준으로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해를 보면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낮은 의료수가 탓에 국내 병원이 경쟁력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대형병원으로 손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인이 1600명에 달하고 외래 환자만 270만여명을 진료하는데도 연 매출은 1조5000억원에 불과하다”며 “바이오산업 7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혁신 기술을 활용한 진료 행위에는 의료수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의료계에 몸恃年?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의사일 때와 장관할 때의 입장이 다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로서 현업에 있을 때에는 의료수가를 왜 이렇게 낮게 하나 했다”며 “(복지부에) 와서 따져 보니 보건·의료에만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어려움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일부 의료수가는 원가보다 높다”며 “수술처럼 원가의 80% 정도인 진료 행위에 대해서는 의료수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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