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미래 리더'로 우뚝 선 '미래연대' 출신들

입력 2016-04-21 18:07  

2000년 한나라 쇄신모임 결성…최고위 도입 등 당 혁신 앞장
야당으로 간 김부겸·김영춘·김성식 20대 국회 입성…차세대 리더로
남경필·원희룡·오세훈은 새누리당 대권주자로 떠올라



[ 홍영식 선임 기자 ]
4·13 총선을 계기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소장파 쇄신모임이었던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김영춘(부산 진갑), 김성식 국민의당 당선자(서울 관악갑)가 20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다. 미래연대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남경필)와 대구시장(권영진), 제주지사(원희룡)를 배출했다. 소장파들이 만든 미래연대는 여야 대권·당권 주자 등 차세대 리더의 산실이 됐다.

미래연대가 구성된 것은 2000년 1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16대 총선을 앞두고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민주당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386 운동권’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 위기를 느낀 한나라당에서도 ‘젊은 피’ 영입에 나섰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당시 이회창 총재에게 젊고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이 총재는 남 지사에게 모임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른바 ‘남·원·정’으로 불린 남경필·원희룡 지사와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이 모임을 이끌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부겸 김영춘 김성식 당선자, 정두언 심재철 황영철 조해진 의원, 권영세 임태희 김성조 이성헌 박종희 권택기 김정권 안영근 정태근 차명진 전 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미래연대 멤버는 16대 국회 이후 배지를 단 사람만 19명에 달했다. 이들은 “기성 정치의 벽 앞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당리당략 개인영달 눈치보기 등 기성 정치의 껍질 속에 갇혀 있었음을 반성한다. 기성 정치가 외면해 온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기치를 들었다. 당 총재 1인 중심의 체제에서 벗어나 집단지도체제인 최고위원회를 도입하는 일에 앞장섰다.

미래연대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면서 활력을 잃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전후해 해체됐다. 김부겸 김영춘 당선자는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다. 미래연대는 17대 국회에서 ‘수요모임’으로, 18대 국회에서 ‘민본21’로 이어졌지만 미래연대 시절 만큼 두드러진 활동은 없었다. 현재 여야에선 소장파 모임 자체가 사라졌다.

김영춘 당선자는 “나를 비롯해 한나라당 시절 당내 개혁세력이던 ‘미래연대’ 출신이 지금 각 당의 주축이 됐다”며 “정치권 개혁 논의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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