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지난달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BMW그룹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의 100년을 바라볼 것”이라며 “BMW는 개인의 삶에 최적화한 맞춤형 이동수단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BMW는 100주년 기념 행사의 콘셉트를 ‘미래 100년’으로 잡았다. BMW가 출범한 1916년에 2016년의 자동차를 상상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훨씬 빨라진 지금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BMW는 장기간에 걸친 자료 수집과 연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BMW는 앞으로 일어날 사회 변혁의 주요 특징으로 도시화 급진전을 꼽았다. 혼잡한 도로, 주차 공간 부족, 친환경 규제 등은 자동차 회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BMW는 카셰어링 서비스인 ‘드라이브 나우’와 최적화된 대중교통 환승 수단을 추천해주는 ‘멀티 대체 루트 검색 시스템’을 이미 선보였다.
자율주행 역시 자동차업계가 맞고 있는 큰 변화다. BMW는 고속도로와 혼잡 구간에서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인터넷 연결(커넥티드카)을 통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BMW가 100주년을 맞아 내놓은 콘셉트카 ‘BMW 비전 넥스트 100’은 BMW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이동수단을 보여준다. 비전 넥스트 100은 ‘고도의 개인 맞춤형 차량’을 지향한다. 미래 이동수단은 단순하게 운전자가 조작하는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을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이동시켜주는 동반자여야 한다는 게 BMW의 구상이다.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BMW그룹 수석디자이너는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 상상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BMW 비전 넥스트 100’ 모델을 개발할 때는 더 많은 사람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도록 했다”고 말했다.
비전 넥스트 100에는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얼라이브 지오메트리’라는 기능이 적용돼 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창 부분을 800여개의 작은 삼각형으로 구성했다. 이 작은 삼각형들은 주변 환경과 주행 상황에 따라 모습을 계속 바꾸면서 운전자에게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 차는 차량 운전자의 습관을 학습하는 ‘컴패니언’이라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컴패니언이 운전자의 주행 성향과 운전 습관을 충분히 익히고 나면 음악을 켠다든가 선루프를 여는 등의 일상적인 작업을 알아서 수행한다.
운전 모드는 운전자가 제어하는 ‘부스트’와 차량이 제어하는 ‘이즈’ 등 두 가지 모드가 있다. 부스트 모드에서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하면 얼라이브 지오메트리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이상적인 주행 경로나 예상 커브 구간, 접근 차량 등을 미리 알려준다.
이즈 모드에서는 얼라이브 지오메트리가 주행할 도로 상태와 곧 발생할 수 있는 가속이나 제동과 같은 정보들을 탑승객에게 알려준다. 또 컴패니언은 외부 디스플레이에 자율주행 모드에 있음을 알려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들과의 소통을 돕는다.
BMW그룹은 올해 안에 롤스로이스와 미니(MINI), BMW 모토라드(모터사이클)의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카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