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김윤정씨(32세)는 최근 새로 쿠션 화장품을 구입하려 백화점을 찾았다 고민에 빠졌다. 당초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려 했으나 선호하는 다른 해외 브랜드에서도 쿠션 화장품이 출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너무 많은 화장품 브랜드에서 쿠션을 출시해 한정된 예산으로는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2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들이 중심이던 '쿠션 전쟁'에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까지 뛰어들면서 각자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션은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개발한 도장(스탬프) 타입의 화장품이다. 화장품액을 스펀지에 흡수시켜 찍어 바르는 제품군으로 BB크림과 CC크림에 이은 K뷰티 간판 스타 상품으로 손꼽힌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아이오페에서 자외선 차단 기능 겸용 파운데이션으로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5년 말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량 8000만개를 돌파했다.
원조 브랜드인 아이오페의 경우 네 번째 리뉴얼을 거친 '에어쿠션® SPF50+/PA+++'를 최근 출시했다.
신제품은 쿠션의 스펀지를 벌집 모양으로 링榕?퍼프에 내용물이 고르게 묻어나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영양성분이 포함된 바이오 워터(Bio water™), 에어커버 파우더TM를 함유해 커버력을 강화시킨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송진아 아이오페 브랜드매니저(팀장)은 "특허를 받은 에어 스펀지와 퍼프, 성분 등을 개편했다"며 "최근 많은 쿠션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최고의 제품력을 가진 쿠션으로서의 위상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의 쌍두마차인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이 우위를 점한 스펀지 대신 다른 소재를 사용한 쿠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금속판을 이용한 '메탈 쿠션'에 이어 지난 21일 오휘를 통해 스판망을 이용한 쿠션 화장품을 선보였다.
오휘 관계자는 "수분이 날아가기 쉬운 기존 스펀지 용기와 달리 새로 개발한 '워터 홀딩 스판' 용기를 적용해 내용물이 마르지 않는다"며 "이중 구조의 워터 홀딩 스판의 초미세망을 밀가루를 체로 치듯 통과한 내용물이 피부에 스판처럼 밀착되어 수시로 덧발라도 매끈한 피부를 연출해 준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부터 로레알그룹 계열 랑콤을 필두로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그룹 계열 브랜드들까지 잇따라 쿠션 화장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랑콤은 올 봄 '2중 네트 쿠션'을 선보였다. 제품 내 필터와 섬유망의 2중 방어막을만들어 스펀지에 들어간 파운데이션이 일정한 양이 나올 수 있게 했다. 같은 로레알그룹 계열인 슈에무라는 '브러시 퍼프'를 내세웠다. 스펀지의 파운데이션을 찍어 바르는 퍼프에 부드러운 솜털이 있어 琯藥눗?발릴 수 있도록 했다.
에스티로더그룹 계열 바비브라운이 내놓은 쿠션 컴팩트는 커피캡슐 원리로 스펀지 가운데 구멍에서 적당량의 파운데이션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이브생로랑의 경우 '쿠션, 이브생로랑을 입다'란 광고문구로 커버력이 강화된 점을 내세웠다.
해외 브랜드 제품이어도 코스맥스 등 한국 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에서 제조한 제품이 많아 K뷰티의 기술력이 인정받은 점도 특징이다. 로레알그룹 계열 랑콤, 비오템과 에스티로더그룹 계열 바비브라운, 입생로랑 브랜드의 쿠션은 제조국이 모두 한국이다.
한 화장품 관계자는 "쿠션이 한국 여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피부 화장 비결이란 입소문이 돌면서 K뷰티 대표제품으로 떠올랐다"면서도 "일부 쿠션 특허 기술이 해외에서는 특허 획득이 완료되지 않은 않았고, 해외브랜드가 내놓는 제품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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