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 참고 협력·소통해야 웃으며 청와대 떠날 것"
새누리 '해체 수준' 혁신 필요
더민주, 경제살리기 보여줘야
국민의당, 정체성부터 정립을
[ 홍영식 기자 ] 김형오 전 국회의장(한국경제신문 객원대기자·사진)은 22일 “대통령이 얼마나 잘 참고 국회와 소통을 자주 하느냐에 따라 청와대에서 웃고 나오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대통령과 여야 3당이 가야 할 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4·13 총선으로) 힘의 균형추는 기울어졌다. 대통령으로부터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던 국회가 이제부터는 ‘갑질’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올해 가을부터 대통령 선거로 관심이 넘어간다”며 “몸 바쳐 지지해 줄 정당도 없고, 믿었던 인물도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 때 그토록 ‘호가호위’한 ‘진박(진실한 박근혜), 진진박’도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각자도생을 꾀할 것”이라며 “단임제의 현실이다. 2년이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국회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선 “선거를 망친 모든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선거 참패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당직자는 일선에서 후퇴해야 한다. 서툴더라도 완전히 새 인물로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의 인물, 계보, 계파로는 보수의 정체성도 개혁도 이룰 수 없다고 판단되면 뿔뿔이 흩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획일적인 당론에 얽매여 개별 의원의 경륜도 장기도 발휘하지 못하는 엉터리 정당보다는 작지만 기민한 신보수 정당들이 국민에게 더 ‘어필’할 수도 있다. 어느 길이든 국민이 볼 때 보수 정당이 정신 차렸구나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수권정당이 되려면 자기편만 바라보는 정치, 진영논리와 야당 안주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문제는 경제다’고 했으니 경제 살리기에 진력하는 모습을 제대로 한번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서민이냐 재벌이냐, 분배냐 성장이냐 하는 이분법적 편 가르기로 경제를 정치화한다면 나라도 당도 국민도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국민의당을 찍은 사람들은 그 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싫어서였다”며 “정치에 식상한 국민을 향한 호소가 먹혀든 것이지, 국민의당 역시 뚜렷이 내세운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이념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당의 정체성과 방향부터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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