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일 기자 ] 은행들이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상품에 소비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환경에 따라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 주는 자동화 서비스다. 아직까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투자가 낯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이 올초 출시한 특정금전신탁 상품 ‘쿼터백 R-1’은 AI가 국내 상장된 250여개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에 투자한다. 이 상품을 맡은 장두영 쿼터백투자자문 부대표는 “ETF에 투자할 때 기초자산이 되는 각종 지수뿐만 아니라 지수를 구성하는 개별 종목까지 모두 분석한다”며 “사람이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일일이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문의는 많지만 실제 가입자 수는 적었다.
기업은행이 최근 출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인 ‘i-ISA 일임형’은 계좌에 편입하는 펀드 상품을 AI가 선택한다. 단순한 펀드 수익률뿐만 아니라 각종 거시 지표들을 참고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투자 상품을 재조정한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자산 배분 결정위원회’ 확인을 거쳐 사람이 투자를 집행한다. 그러나 이 상품의 가입자는 700여명에 불과하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선 AI를 이용한 투자가 보편화됐지만 국내에선 도입 초기이고 수익률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아 금융소비자들이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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