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컨데나스트 하이라이트
서울은 미래가 바로 현재 개방적이고 흥 넘쳐 흘러
패션 신상품에 빅데이터 입혀 디자인·색상에 반영
사회공헌 나선 MCM…"10년간 1000만 달러"
[ 전설리 기자 ]
세계 명품업계의 별들이 서울에 모였다. 이들은 20~21일 열린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명품업계의 주요 인사가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처음 열렸고, 두 번째 행사 개최지로 서울을 택했다. 올해 행사엔 세계 30개국 5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 패션업계 한 최고경영자(CEO)는 “패션업계의 거물들이 집결하는 행사”라며 “한국이 명품 패션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별로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정리해봤다.
'핫'한 서울 그리고 'K럭셔리
“K팝 K아트도 있는데, K럭셔리라고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세계적 유명 패션전문기자인 수지 멘키스 인터내셔널 보그 편집장의 말이다. 음악과 예술, 방송 콘텐츠 등 여러 부문에서 거세지고 있는 한류가 명품 패션업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멘키스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인 애나 윈터 미국 보그 편집장과 함께 세계 패션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패션 저널리스트로 꼽힌다. 이번 행사를 기획·주관했다.
두 번째 행사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서울은 미래가 바로 현재일 만큼 빠르게 변하는 도시”라고 답했다. “개방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흥미로운 곳”이라고도 했다. 세계 패션의 흐름을 이끄는 주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아시아 르네상스 시대가 왔다”며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은 “서울은 영감을 주는 도시”라며 “건축과 예술, 디자인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과 정보기술(IT)
이번 행사에서 논의한 첫 주제는 소셜미디어다. 그만큼 소셜미디어가 명품업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단 얘기다. 참석자들은 세 퓽?끝날 때마다 무대에서 즉석으로 단체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에바 첸 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총괄은 “영감의 90%를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친구들로부터 얻는다”고 했다. 그는 “명품 패션의 미래는 민주주의”라며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활발한 인스타그램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올리비에 루스텡 발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인스타그램이 친구뿐만 아니라 명품 패션 브랜드의 인식도 바꾼다”고 말했다. 멘키스는 “역사 깊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부각됐다”고 평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패션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 등 첨단 IT와 융합해 새롭게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예로 들었다. 에잇세컨즈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신상품 디자인과 색상에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패션쇼에 갈 필요 없이 거실에서 VR로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바로 주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와 똑같이 생긴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매장에 가서 옷을 입혀 보고 360도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주도할 痼막?예상했다. 이 사장은 “이들은 이미 SNS를 통해 패션 흐름을 실시간으로 공유, 재생산하고 있다”며 “명품 패션업체들도 상품 마케팅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패션 브랜드 MCM은 이번 행사에서 10년간 1000만달러(약 114억원) 규모의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MCM을 운영하는 성주그룹의 김성주 회장은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경영과 사회공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계획을 밝혔다.
김 회장의 딸인 김지혜씨가 사회공헌 계획을 직접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김씨는 “RED와 협력해 아시아와 세계 각국에서 여성과 아동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D는 에이즈 퇴치를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된 단체다. 세계 각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RED 브랜드를 붙인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 수익을 사회공헌활동에 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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