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국 5만4000명 몰려오는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 맞춰
[ 이선우 기자 ]
경기 고양시는 최근 지역 대표 행사를 다음달 28일부터 6월1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기간에 맞춰 열기로 했다. 오는 29일 시작해 다음달 1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고양국제꽃박람회 기간도 국제로터리대회가 끝나는 6월1일까지 연장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를 로터리 세계대회 동반자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경제효과는 물론 도시홍보 등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매년 5월 초 열리던 행주문화제는 다음달 28~29일 열린다.
신봉교 고양시청 MICE산업 팀장은 “200개국 5만4000명의 대회 참가자가 배우자, 파트너 등과 동행하는 점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지역 행사를 동반자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국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행사의 동반자 프로그램이 참가자의 소비지출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MICE 행사에서 동반자는 학술대회 및 총회, 전시회 등 각종 행사에 참가자와 함께 개최지를 방문하는 배우자, 자녀, 파트너 등을 가리킨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컨벤션이벤트경영)는 “국내에선 해외 출장에 배우자 등 가족을 동반하는 것이 아직 낯설지만 유럽, 미주 등 선진국에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행사 참가자와 달리 동반자는 관광·휴양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 및 도시 마케팅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해외 참가자의 동반자 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열린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외국인은 연평균 46만여명. 업계에선 외국인 참가자의 동반자 참여 비율을 평균 5% 수준인 2만여명 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형 국제행사인 세계도로대회에선 120개국 2000여명의 해외 참가자 가운데 동반자는 100명에도 못 미쳤다. 국내 MICE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외국인 참가자의 동반자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제회의기획사(PCO)인 메씨인터내셔널의 김분희 대표는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의 동반자 참여가 저조한 데에는 그동안 정부는 물론 관련 업계조차 동반자 시장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동반자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운영 중인 국제회의 개최지원 대상 선정 기준에 동반자 프로그램 활용 여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는 기존 획일화된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사용자 취향에 따라 설계해주는 투어디자인 서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시범 운영한 동반자 프로그램 사전 안내서비스를 확대하고 새로운 서비스 발굴을 위한 지역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한 지역관광공사 관계자는 “동반자 프로그램은 행사 만족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한다면 부가가치는 물론 관광·MICE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동반자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동반자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적절한 지원체계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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