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여당 텃밭이었던 ‘분당대첩'에서 완패했다. 공천파동으로 인한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만으로 설명이 안된다. 여권내 복수 후보간 출혈경쟁이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경기 분당을에 출마한 전하진 후보는 재선고지를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전 후보는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단수후보로 공천장을 받았다. MB(이명박 전대통령) 정권의 실세였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경선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 ‘부메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곳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욱 더민주 후보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됐었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의원의 정책특보출신 김 후보는 여당 출신 두 후보가 표를 나눠가져도 당선을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김 후보는 39.85%로 전 후보(30.96%)를 여유있게 이겼다. 김 당선자의 ‘최고 도우미’는 18.81%를 득표한 임후보였다. 여권표를 분산시키지 않았 摸?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을 내세우고도 경기분당갑을 더민주에 내줬다. 현역인 이종훈 의원이 유승민계란 이유로 경선기회조차 주지 않고 ‘컷오프’시킨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아무리 여당텃밭이라도 해도 4년간 기반을 다진 현역을 내친 것은 오만의 극치"라며 ”이종훈 의원의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누구에게 표를 찍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민주 공천을 받은 김병관 당선자는 게임회사 웹젠의 ‘성공신화'를 갖고 있지만 정치신인일 뿐이었다. 여당텃밭에서 금융위원장 출신인 권 후보를 꺾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총선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권후보에 밀렸었다. 김 당선자는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 야권표까지 나눠가져야 했다. 개표결과 김 당선자는 47.03%로 권 후보(38.51%)를 다소 여유있게 앞섰다. 국민의당 후보도 무려 14.4%를 득표했다. 야당표가 김 당선자에게 몰린 반면 여당표는 권 후보가 아니라 국민의당 후보에게 분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불패‘신화를 써내려갔던 서울 송파을을 더민주에 내준 것도 새누리당엔 뼈아프다. 이 지역구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입각하면서 공석이 됐었다. 더민주는 이 곳을 사실상 포기 지역구로 분류했다가 최명길 전 MBC방송기자를 뒤늦게 전략공천했다. 최 당선자는 애초 대전 유성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에 진후 송파을이 사실상 사고지역구로 출마자가 변변치 않자 긴급 투입됐었다. ’돌려막기 공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새누리 공천파동이 ㅑ÷?찍었을때 당시 김무성 당 대표는 송파을 포함한 세곳을 무공천지역으로 선언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새누리당 후보인 김영순 후보는 기호 5번을 달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개표결과, 최 당선자는 44%로 이 후보(39.54)를 4.46%포인트 차이로 꺾으면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여권내에서는 이들 세 지역구 패배에 대해 “도저히 질수 없는 선거를 졌다"고 한탄했다.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새누리당 공천파동과 여권후보 분열에 유권자의 심판은 엄정했다. 여당 깃발만 꽂으면 이긴다는 ‘불패신화'도 ,‘질수 없는 선거’도 있을 수 없다는게 4.13총선이 여야 정치권에 던진 교훈이다./mrhand@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