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선제적 사업재편 법적·제도적 지원"

입력 2016-04-26 19:20  

산업부, 10대 그룹 CEO와 조찬 간담회

국내 기업들끼리 협력…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
전기차·드론 등 신산업 내달 발전 방향 발표
재계, 규제완화 등 촉구



[ 이태훈 기자 ]
정부가 다음달부터 전기자동차를 시작으로 스마트카, 드론 등 주요 신산업 분야별 발전 방안을 차례대로 발표한다. 기업에 대한 지원도 신산업 분야에 집중한다. 주요 신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뒤처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기차, 중국에도 밀린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완성차와 2차전지, 반도체 등 개별 영역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 기업이 이런 기술이 녹아든 전기차시장에서는 중국에도 밀리고 있다”며 “국내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도록 융합 얼라이언스(동맹)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달 중 전기차 드론 등 신산업 분야 지원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기업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맙〈?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이상봉 LG전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같은 시간 금융위원회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었지만, 주 장관은 국내 기업의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자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주 장관은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아직 후발국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선제적인 설비 투자로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며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지원반을 구성해 투자 애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CEO들과의 대화에서 주 장관은 “10대 그룹이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했고, CEO들은 “정부가 규제 완화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EO들은 “중국의 향후 10개년 계획을 보면 대부분 한국의 주력사업과 중복된다”며 “신속한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장관은 “채권단이 관리하는 부실기업은 시장과 시스템에 의한 신속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며 “그 밖의 기업들은 기업 스스로 선제적인 사업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역상사 역할 강조

주 장관은 “수출 활력 회복을 위해 종합무역상사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지난달에도 민관합동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종합무역상사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주 장관이 무역상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내에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이 많지만 이들이 해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한국 중소기업 수는 350만개에 달하지만 이 중 수출기업은 9만여개에 불과하다”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수출대행 업무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 무역상사가 이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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