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무언가를 움직임이는 동력으로 처음 사용된 때는 1827년이다. 헝가리 성직자 예드릭이 전기로 움직이는 모터를 제작했고, 몇 년 뒤 매우 작은 자동차에 사용했다. 이어 1835년 스트라틴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교수가 작은 전기차를 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1838년 스코틀랜드 사람인 로버트 데이비슨이 전기 기관차를 고안했지만 속도는 시속 6㎞에 불과했다. 시간이 흘러 1884년 영국 전기공학자 토머스 파커가 런던에서 실용 가능한 첫 전기차를 선보였다. 당시 휘발유차보다 사용이 쉽고, 편리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20세기 초 전기차는 3만대가 보급됐을 만큼 주목받았다.
그러자 내연기관 쪽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응했다. 전기로 시동을 거는 방법을 개발해 손으로 레버를 돌리는 불편함을 없앴고, 연료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대폭 늘려나갔다. 더불어 연료를 재주입하는 시간이 전기를 충전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석유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해 나갔다.
일부 정유사는 기름 공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 기업을 사들여 폐업시키기도 했다. 이후 전기는 자동차의 동력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자동차 연료는 기름이 차지했다.
1990년대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질자원위원회(CARB)가 자동차의 고효율화를 강제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배출가스 없는 자동차를 운행시키겠다고 발표하자 많은 자동차회사가 대안으로 전기차를 들고 나왔다. 크라이슬러 테반(TEVan), 포드 레인저(Ranger) EV 픽업, GM의 EV1 및 S10 EV 픽업, 혼다 EV 플러스 해치백, 닛산 알트라 EV, 도요타 RAV4 EV 등이다.
전기차 바람이 불자 이때부터 전력회사는 전기 확대에 힘을 합쳤다. 동시에 발전 연료별로도 원자력, 화력, 수력, 풍력, 조력, 태양광 등이 경쟁했는데,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며 서서히 주목을 끌었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많다. 100년 넘게 기름에 의존하던 산업 구조를 전기로 바꾸는 것이기에 갈등도 적지 않다. 전기차 확대는 에너지산업의 근본적인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어서 산업혁명 이후 전기혁명으로 불러야 될 정도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고 있을 정유사가 아니다. 바로 수소연료전지다.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해내는 방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수소 시대를 열면 정유사는 화석연료와 전기를 모두 잡을 수 있다. 그러니 내연기관이든 전기든 운송 수단의 주도권을 가진 곳은 결국 에너지기업이다. 따라서 “정유사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전기차가 아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의 분석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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