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AAA' MS·존슨앤드존슨뿐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1949년 이후 67년간 유지해온 최상위 신용등급을 상실했다. 최근 이어진 저유가로 수익은 급감한 반면 부채는 급증한 결과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일(현지시간) 엑슨모빌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엑슨모빌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지 2개월 만이다. 엑슨모빌은 미국 국가신용등급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온 데 대해 자부심을 보여왔지만 이번 강등으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AAA’ 등급을 유지하는 미국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존슨앤드존슨 두 회사만 남게 됐다.
S&P는 엑슨모빌 신용등급이 강등된 원인으로 재무구조 악화를 들었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국제 유가가 올해 초 30달러 밑으로 추락하면서 2013년 326억달러에 달한 엑슨모빌 순이익이 지난해 16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총부채는 지난해 말 387억달러로 2012년 이후 세 배로 불어났다.
S&P는 엑슨모빌이 부채를 갚는 대신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등 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150억달러를 지출한 것도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용절감에 나서지 않고 배당을 늘리는 등 지출을 확대하면 신용등급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신용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엑슨모빌이 받는 재무적 충격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연초 120억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처럼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조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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