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사들 돈 되면 뭐든지 한다 … 재정난 타개에 안간힘

입력 2016-04-28 11:48  

10만개로 추정되는 일본 신사(神社)들이 재정난에 직면했다. 25년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신사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정이 식으면서 상당수 명문 신사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상당수 신사들은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한다"며 기본적인 부적 팔기와 제비뽑기 등은 물론 맞선 이벤트와 재개발까지 나서고 있다.

28일 일본의 경제전문 '주간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장 크고 부자로 꼽히는 신사인 도쿄 '메이지진구'는 수익 확보를 위해 예식장과 진구구장 임대 등 다양한 영리 목적의 사업을 하고 있다.

메이지 일왕 부부의 영혼이 봉헌된 메이지진구는 하객 60명이 참석하는 결혼식을 치를 경우 430만엔(약 4천457만원)이 드는 '메이지기념관' 예식장을 운영 중이다. 비수기인 1월 예식은 20% 할인도 해준다.

군소 신사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부적이나 제비뽑기, 부채, 붓, 화살, CD 등 상품 판매는 물론 이벤트 개최에도 나섰고 있다.

신사 관련 상품은 중소영세업체가 주로 생산한다. 일본 전체로 보면 규모가 큰 신사 상품 업체는 4~5개사에 불과하지만, 여기에서 독립하거나 하청을 하는 중소업체가 많아 전국에 수백개사가 다품종 소량 생산의 수공업식 사업을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지금은 신사에도 경영 감각이 필요한 시대"라면서 머리를 짜내 쇠락해가는 신사를 살려낸 사례를 소개했다.

도쿄도 이마도신사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부적이 연간 20개밖에 안 팔릴 정도로 한적한 신사였던 이곳은 인연과 복을 부른다는 '마네키네코'의 발상지라는 역사성을 살려 '인연맺기(엔무스비)' 이벤트를 개발했다. 2013년 11월부터 수시로 홈페이지를 통해 단체맞선 안내를 했고 지금까지 100회가량 실시해 60쌍이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애니매이션 성지가 돼 지역경제를 살린 신사도 등장했다. 사이타마현 와시노미야신사나 이바라키현 오아라이이소사키신사는 지역이 주무대인 애니매이션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도쿄에서도 간다신사가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부흥했다.

다이아몬드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따른 변화를 활용하거나 이끄는 모습은 경영난을 겪는 신사들의 부흥에 힌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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