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골프 천재’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그린에서 퍼팅라인을 살피는 동안 캐디는 수건을 들고 대기한다. 지형을 살핀 뒤 퍼팅에 들어가기 전 리디아 고는 반드시 수건으로 손을 닦고 퍼터를 잡기 때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만의 독특한 루틴이다.
이처럼 골프 선수들은 자신만의 ‘프리 샷 루틴’이 있다.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괴력의 장타왕’ 렉시 톰슨(21·미국)은 장갑을 낀 채 퍼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선수는 퍼팅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갑을 벗는다.
뉴질랜드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골프를 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조정민(22·문영그룹)은 아이언샷을 하기 전 클럽을 거꾸로 쥐고 한두 차례 스윙해보는 습관이 있다. 그는 클럽의 헤드 쪽 샤프트 부분을 잡고 스윙한다.
샷을 날리기 전 잠시 명상에 잠기는 선수도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호주)는 어드레스 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이때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상상하는 ‘이미지 루틴’을 한다. 군인 신분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나선 허인회(29)는 데이와 정반대다. 그의 스윙에는 연습 동작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그의 샷 장면을 놓치기 일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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