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정부가 증권·외환 시장의 거래시간을 늘리려는 것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이 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다. MSCI는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지수와 함께 세계 펀드들이 글로벌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대표 지수(벤치마크 지수)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는 FTSE지수에선 선진지수에 편입돼 있지만 보다 영향력이 큰 MSCI에선 신흥지수에 편입돼 있다. FTSE는 한국 증시를 선진국 증시로 대접하는 반면 MSCI는 신흥국 증시로 간주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MSCI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가 선진 증시로 도약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요한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도 MSCI 지수에서 한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만큼 한국 주식을 사들인다. 통상적으로 신흥지수 투자 자금이 투기형·단기투자형인데 반해 선진지수 투자 자금은 안정추구형·장기투자형이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장기투자형 자금이 한국 증시에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국제 투자자금은 8조달러(약 9200조원)로 추정되고 있다.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려면 일단 관찰대상국으로 선정된 뒤 1년간 검증을 받아야 한다. 한국은 2008년에 이미 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MSCI의 요구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했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탈락했다. 따라서 올해 관찰대상국 편입이 이뤄져야 박근혜 정부 임기 안에 선진지수 편입이 가능해진다. 관찰대상국 선정 시점은 6월이다.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편의를 위해 MSCI가 제기한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정부는 5월 중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정부의 의지를 설명할 방침이다.
하지만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우리에게 꼭 이롭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용의 꼬리(선진국지수)’보다 ‘뱀의 머리(신흥국지수)’가 낫다는 것이다. 김영성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흥지수에서 15%이던 한국 비중이 선진지수에서는 1.5% 전후로 낮아질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와 MSCI 선 平梔?/strong>
정부가 증권시장과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시장 매매 거래시간 연장 추진과 함께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거래시간 연장 방안을 발표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내 시행할 계획이다. -4월18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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